
ISSUE 2026 · W29 | 우주 소재·탐사기술
소행성 탐사는 이제 한 번의 표본 귀환으로 끝나지 않는다. 류구 표본을 2020년 지구에 떨어뜨린 하야부사2는 그 뒤로도 6년 가까이 심우주를 날았고, 2026년 7월 5일 저녁 폭 약 450 m의 소행성 토리후네(2001 CC21) 곁을 초속 5 km 넘게 스쳐 지나갔다. 형체가 보이는 시간은 1분, 가장 가까운 순간은 몇 초에 불과했다. 발사 11년 반이 지난 가혹 조건의 탐사선은 네 대의 이온엔진 가운데 사실상 한 대로 이 순간까지 왔다. 몇 초의 관측을 위해 탐사선은 무엇을, 얼마나 오래 지불했는가.
7월 5일 18시 30분, 초속 5 km의 스침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Japan Aerospace Exploration Agency)는 6월 9일 발표에서 토리후네 플라이바이를 소행성 중심에서 약 1 km 거리, 상대속도 약 5 km/s로 계획한다고 밝혔다. 6월 11일 NASA 소천체평가그룹(SBAG) 회의에서 JAXA 측은 접근 거리를 1~10 km, 상대속도를 5.3 km/s로 소개했다. 목적은 과학 관측과 함께 소천체에 탐사선을 정밀 유도하는 기술, 즉 충돌로 소행성 궤도를 바꾸는 행성 방어 기술의 기초 자료를 얻는 것이다.
7월 6일 JAXA 발표에 따르면 하야부사2는 7월 5일 18시 30분(일본 시간, 오차 ±1초, 잠정치)에 플라이바이를 수행했고, 18시 35분 지상 통신으로 탐사선 정상 상태가 확인됐다. 망원 광학항법카메라(ONC-T)는 18시 29분 59초, 중간적외선 카메라(TIR)는 18시 29분 58초에 영상을 얻었으며, TIR 촬영 시 거리는 약 10 km였다. 나머지 과학 자료는 이후 순차적으로 내려받는다. 7월 6일 Space.com은 토리후네가 아폴로군 소행성으로 약 5시간마다 자전하고 383일 주기로 공전하며, 당시 지구에서 약 1억 km 떨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감을 잡아 보자. JAXA는 6월 24일 글에서 토리후네의 형상이 최접근 약 1분 전부터 보이기 시작하고, 그 전까지는 한 화소 정도로만 찍힌다고 설명했다. 5.3 km/s로 1분이면 약 318 km다. 10 km 거리에서 최접근까지는 약 2초다. 같은 글은 류구 랑데부 때 최종 상대속도가 초속 수 cm였다고 비교했다. 그때와는 전혀 다른 항법 유도 방식이 필요했던 이유다.
이온엔진 B 한 기로 여기까지
JAXA가 6월 11일 공개한 이온엔진 운용 보고는 이 플라이바이의 진짜 무대 뒤를 보여 준다. 토리후네 조우를 위한 이온엔진 운전은 6월 6일 16시 33분 29초(UT)에 끝났다. 확장 임무 기간 동안 네 대의 엔진 A·B·C·D 가운데 A, C, D에서 성능 저하의 지표인 중화기(neutralizer) 전압의 예상치 못한 상승이 나타났고, 그 결과 토리후네 플라이바이는 엔진 B 단독 운전으로 실현됐다.
엔진 B에서도 2026년 4월 21일 시작한 운전 중 비슷한 전압 상승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6월 9일 기준 엔진 B의 누적 운전 시간은 8,143시간이다. JAXA는 추가 상승을 막기 위해 엔진에 공급하는 제논 유량을 공칭값보다 늘려 운전했고, 그 결과 엔진 B의 전압 상승 속도가 다른 세 엔진보다 훨씬 완만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온엔진 시스템 전체로는 1세대 하야부사보다 총역적이 약 20 % 크고, 속도 증분(ΔV)이 2 km/s를 넘어 공칭 임무 요구의 155 %를 달성했다.
다음 과제는 2027년 12월 지구 스윙바이를 위한 운전이며, 최종 목표는 2031년 소행성 1998 KY26 랑데부다. KY26의 크기는 JAXA 자료마다 약 11 m(JAXA 우주과학연구소(ISAS) 임무 소개)와 약 30 m(6월 9일 보도자료)로 달리 표기돼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 JAXA는 확장 임무를 시작하며 이온엔진용 제논이 약 절반 남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림 1. 토리후네 플라이바이의 시간 척도 비교. 8,143시간·1분·10 km·5.3 km/s는 JAXA 및 SBAG 발표값이며, 318 km와 약 2초는 이를 곱하고 나눈 계산값이다. 엔진 입력전력 P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 항목 | 류구 랑데부(2018~2019) | 토리후네 플라이바이(2026-07-05) | 1998 KY26 랑데부(2031 계획) |
|---|---|---|---|
| 표적 크기 | 지름 약 900 m급 | 약 450 m(사전 추정) | 약 11 m 또는 약 30 m(자료별 상이) |
| 자전주기 | 약 7.6시간 | 약 5시간 | 약 5분(ISAS) |
| 상대속도 | 최종 수 cm/s | 약 5.3 km/s | 랑데부(정합 필요) |
| 관측 시간 | 약 1년 반 체류 | 형상 식별 약 1분, 최접근 수 초 | 체류 예정(세부 미공개) |
| 가용 이온엔진 | 4기 운용 가능 | 엔진 B 단독 | 엔진 B 상태에 의존 |
| 주 제약 | 근접 운용 정밀도 | 항법 유도 정확도 | 중화기 열화와 잔여 제논 |
표가 보여 주듯 하야부사2의 확장 임무는 갈수록 표적은 작아지고 속도 조건은 까다로워지는데, 이를 떠받치는 추진계의 여유는 오히려 줄어드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탐사선의 한계는 과학 기기보다 추진·전력 계통의 노화에서 먼저 드러난다.
지상 수명 시험에서 12년 차 심우주로
지상 현황. 이온엔진의 수명은 지상 진공 챔버에서 장시간 내구 시험으로 검증한다. 챔버는 10⁻⁶ Torr급 진공을 만들 수 있지만, 배경 가스와 벽면에서 되튀는 입자, 제한된 시험 기간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하야부사2 이온엔진도 이런 시험을 바탕으로 공칭 임무 ΔV를 설계했다.
우주 적용 시 변화. 실제 심우주에서 하야부사2의 엔진은 발사 진동, 류구 근접 운용, 지구 재진입 캡슐 분리, 그리고 확장 임무의 긴 순항을 거쳤다. 공칭 요구의 155 %라는 ΔV 실적은 지상 설계 여유가 컸음을 보여 주지만, 동시에 네 대 중 세 대에서 중화기 전압 상승이라는, 지상 시험에서 예상하지 못한 열화 양상이 나타났다. 태양 거리 변화에 따른 가용 전력 변동도 엔진 운전 조건을 계속 바꿨다.
연결 원리. 중화기는 이온빔이 빠져나간 뒤 탐사선이 음으로 대전되지 않도록 전자를 방출하는 장치다. 이 전압이 오르면 같은 추력을 내는 데 더 많은 전력이 들거나 운전 자체가 불안정해진다. JAXA가 제논 유량을 늘린 것은 전력 계통의 부담을 추진제 소비로 떠넘겨 엔진 수명을 연장하는 조치로 읽힌다.
전력·에너지 관점
Point. 토리후네 플라이바이의 에너지 청구서는 조우 순간이 아니라 그 앞의 8,143시간에 찍혀 있다. 그리고 노화한 엔진 B를 살리기 위해 제논 유량을 늘린 결정은, 전력 계통의 열화를 추진제로 메우는 거래다.
Reason. 전기추진 탐사선에서 궤도 변경은 “전력 곱하기 시간”으로 산다. 화학 추진처럼 순간적으로 속도를 바꾸는 대신, 태양전지판이 만든 전기로 제논을 오랫동안 가속한다. 따라서 몇 초짜리 고속 플라이바이도 그 궤도를 맞추기 위한 수천 시간의 전기 사용 위에 서 있다. 엔진이 늙으면 같은 ΔV를 얻는 데 드는 전력·시간·추진제가 모두 늘어난다.
Example. 엔진 1기의 입력전력을 P라고 하면 엔진 B의 누적 전기에너지는 P × 8,143시간이다. 입력전력을 300 W로 가정하면 약 2,440 kWh, 400 W로 가정하면 약 3,260 kWh다. 이 값은 JAXA가 공개한 수치가 아니라 규모를 보여 주기 위한 가정 계산이다. 반면 최접근 전후의 과학 관측은 수 초에서 수 분 사이에 끝났다. 관측 시간과 에너지 투입 시간의 비는 수십만 대 일 이상이다.
Point. 따라서 하야부사2 확장 임무의 남은 여유를 가늠하는 지표는 태양전지판 출력보다 엔진 B의 중화기 전압과 잔여 제논이다. 2031년 KY26 랑데부는 플라이바이와 달리 상대속도를 거의 0으로 맞춰야 하므로 더 많은 ΔV가 필요하고, 그 ΔV를 엔진 B 한 기가 계속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반론과 제약. 낙관만 할 수는 없다. 첫째, 제논 유량을 공칭 이상으로 늘리면 같은 추력당 추진제 소비가 늘어 잔여 제논이 예상보다 빨리 줄 수 있다. 둘째, Worst-case로 엔진 B의 중화기 전압이 임계에 도달해 운전이 불가능해지면, 이미 열화된 A·C·D를 다시 쓰는 것 외에 대안이 없고 KY26 랑데부 일정 자체가 흔들린다. 셋째, 11년 넘게 방사선과 열 순환을 겪은 태양전지판·배터리의 현재 출력은 공개되지 않아, 전력 여유가 엔진 운전을 제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상 시험과 우주 환경의 괴리. 이번 중화기 전압 상승처럼 수천 시간 누적 운전 뒤에야 드러나는 열화는 지상 내구 시험의 시간·진공도·배경 가스 조건으로는 완전히 예측되지 않는다. 반대로 지상 챔버에서 괜찮았던 조치(유량 증가)가 심우주의 저온·고진공(10⁻¹⁰ Torr 이하 수준)과 태양 거리 변화 속에서도 같은 효과를 낼지는 운용 결과로만 확인할 수 있다. 하야부사2가 매 운전마다 전압 추이를 보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계 조건(BC) 주석. (1) 시간·거리 환산(1분 약 318 km, 10 km에서 최접근까지 약 2초)은 상대속도 5.3 km/s 일정 가정의 단순 계산이다. (2) 누적 에너지 2,440~3,260 kWh는 엔진 1기 입력전력 300~400 W라는 가정값에 8,143시간을 곱한 규모 추정이며 JAXA 공개값이 아니다. (3) 8,143시간, 총역적 약 20 % 증가, ΔV 2 km/s 초과·155 %는 JAXA의 6월 9일 기준 발표값이다. (4) 최접근 거리의 확정값과 추가 과학 결과는 게시 시점까지 발표되지 않았다. (5) 태양전지판·배터리 현재 출력, 잔여 제논량의 최신 값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 요약 항목 | 내용 |
|---|---|
| 사건 | 2026-07-05 18:30(일본 시간) 하야부사2의 소행성 토리후네(2001 CC21) 근접 플라이바이, 7월 6일 JAXA 영상 공개 |
| 핵심 제원 | 계획 거리 약 1 km(중심 기준), 상대속도 약 5.3 km/s, 표적 약 450 m, 엔진 B 누적 8,143시간, ΔV 2 km/s 초과(공칭 대비 155 %) |
| 핵심 통찰 | 몇 초의 관측은 수천 시간의 전기추진 위에 서 있다. 제논 유량 증가는 전력계 열화를 추진제로 메우는 거래다 |
| 숨은 제약 | 4기 중 3기 중화기 전압 상승, 엔진 B 단독 의존, 잔여 제논 감소 가속 가능성 |
| 확인 필요 | 최접근 확정 거리, 엔진 입력전력, 태양전지판 현재 출력, 잔여 제논, KY26 크기 표기 차이 |
정리하면 토리후네 플라이바이는 항법 정밀도의 성과인 동시에, 노화한 전기추진계를 얼마나 오래 설득해 쓸 수 있는지를 보여 준 중간 점검이다.
본 글은 JAXA 보도자료(6월 9일, 7월 6일), JAXA 하야부사2 프로젝트의 이온엔진 운용 보고(6월 11일)와 토리후네 탐지 보고(6월 24일), ISAS 임무 소개, Space.com 보도(6월 28일, 7월 6일) 등 공개 자료를 근거로 작성했다. 가정값은 본문에 명시했으며, 확인되지 않은 항목은 추정하지 않고 “확인 필요”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