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SUE 2026 · W29 | 우주 전력·에너지 시스템
궤도 위의 위성은 태어날 때 받은 태양전지판 면적으로 평생을 산다. 발사 전에 정한 전력 예산이 곧 그 위성이 할 수 있는 일의 상한이다. 그런데 2026년 7월 15일, 미 국방부 산하 국방혁신단(DIU, Defense Innovation Unit)이 이 전제를 흔드는 공모를 냈다. 전기를 궤도에서 다른 위성으로, 그리고 지상으로 무선으로 쏘아 보내는 우주 전력빔(SPB, Space Power Beaming) 시제품을 24개월 안에 궤도에서 보여 달라는 것이다. 전력이 “만드는 것”에서 “받는 것”으로 바뀌는 순간, 극한 환경의 위성 설계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가정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청구서는 송신기와 수신기 중 어느 쪽으로 날아가는가.
일주일짜리 창구, 24개월짜리 약속
DIU 공모는 7월 15일 공개됐고, 제안서 마감은 7월 22일 미 동부시각 23시 59분이다. 창구가 열려 있는 기간은 사실상 일주일이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업체는 8월 3일이 속한 주에 2단계 발표를 하게 된다. 계약 형태는 시제품 기타거래(OT, Other Transaction) 협약이며, 비전통 방산업체가 참여하거나 비연방 재원으로 3분의 1을 분담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미국 기업뿐 아니라 해외 업체에도 문이 열려 있다.
일정표가 공모의 성격을 말해 준다. 실험실 시연은 계약 후 12개월 이내(노력선 4는 6개월 이내), 궤도 시연은 계약 후 24개월 이내, 운용 능력 확보 목표는 2030 회계연도다. 공모문이 “기존 기술을 활용한 신속 배치”를 필수 속성으로 적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로운 물리를 발명하라는 요구가 아니라, 이미 지상에서 검증된 부품을 궤도에 올려 에너지가 실제로 건너가는지 계량하라는 요구다.
공모의 문제 인식도 분명하다. 현재 임무들이 “크기·중량·전력(SWaP, Size, Weight and Power)과 가용 에너지원에 묶여 있다”는 것이다. 기대 활용처로는 궤도 에지 컴퓨팅, 궤도 제조, 전진 작전기지 전력 공급, 무인 체계 지원이 꼽혔다. 모두 태양전지판 면적만으로는 부하를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네 갈래 노력선이 가리키는 곳
공모는 네 개의 노력선(LoE, Line of Effort)으로 나뉜다. 노력선 1은 우주에서 우주로의 전력 전송으로, 고도 1,200 km까지 궤도를 도는 위성에 전력을 전달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노력선 2는 우주에서 지상 수신기로의 전력 전송, 노력선 3은 전송된 전력을 받아 변환하는 수신 시스템, 노력선 4는 효율을 높이고 크기·무게를 줄인 차세대 송수신 부품이다.
필수 속성 목록에는 “에너지 전달의 계량 가능한 특성화”, “수신 빔 면적의 최소화”, “전력 이벤트 사이 지연의 최소화”가 들어 있다. 여기서 눈여겨볼 항목은 두 번째다. 수신 면적을 줄이라는 요구는 곧 단위 면적당 받는 전력 밀도를 높이라는 요구와 같다. 이 한 줄이 이후의 열·광학 설계를 거의 전부 결정한다. 반면 전달 전력의 수준, 파장, 레이저인지 마이크로파인지 같은 핵심 제원은 공모문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노력선 1의 1,200 km라는 숫자도 해석이 필요하다. 저궤도(LEO, Low Earth Orbit) 대부분을 덮는 고도 범위지만, 송신 위성과 수신 위성 사이의 실제 거리는 두 궤도의 상대 위치에 따라 매 순간 바뀐다. 따라서 이 값은 전송 거리 사양이라기보다 서비스 대상 궤도의 상한으로 읽는 편이 안전하다.
그림 1. 우주 간 전력빔 수신 측의 에너지 분기 개념도. 파장·효율·거리·방열 조건은 모두 설명용 가정값이며 DIU 공모문의 제원이 아니다. 빔 직경은 회절 한계(첫 번째 암환 직경 2×1.22λR/D) 기준.
| 노력선(LoE) | 내용 | 실험실 시연 | 공개된 정량 요구 |
|---|---|---|---|
| LoE 1 | 우주→우주 전력 전송 | 계약 후 12개월 이내 | 고도 1,200 km까지의 위성에 전력 전달 |
| LoE 2 | 우주→지상 수신기 전력 전송 | 계약 후 12개월 이내 | 전력 수준 미공개 |
| LoE 3 | 수신·변환 시스템 | 계약 후 12개월 이내 | 수신 빔 면적 최소화(필수 속성) |
| LoE 4 | 차세대 송수신 부품(SWaP 저감) | 계약 후 6개월 이내 | 효율·크기 목표 미공개 |
| 공통 | 궤도 시연 → 운용 능력 | 궤도 시연 계약 후 24개월 이내, 운용 목표 2030 회계연도, 제안 마감 2026-07-22 | |
표에서 정량 요구가 붙은 칸은 거리 하나뿐이다. 전력 수준, 효율, 파장은 모두 비어 있다. 즉 DIU는 “얼마나 많이”보다 “실제로 건너가는가와 그것을 계량할 수 있는가”를 먼저 묻고 있으며, 수신 측 설계의 자유도와 부담이 동시에 업체에 넘어가 있다.
지상 시험장의 레이저와 궤도의 레이저
지상 현황. 지상의 광학 전력 전송 시험은 공기 속에서 이뤄진다. 대기 난류와 흡수가 빔을 흔들고 깎아 먹지만, 대신 수신기는 공기의 대류로 식는다. 시험 거리도 수백 m에서 수 km 수준이며, 송수신기는 고정 받침대 위에 놓인다.
우주 적용 시 변화. 궤도에서는 대기 손실이 사라지는 대신 세 가지가 새로 생긴다. 첫째, 거리가 수백 km 단위로 늘어 회절이 지배한다. 파장 1.07 μm, 거리 1,200 km를 가정하면 구경 0.1 m 송신기의 빔은 회절 한계에서도 직경 약 31 m로 퍼진다. 구경을 1.0 m로 키워야 약 3.1 m로 줄어든다. 둘째, 대류가 없으므로 수신기 열은 복사로만 버려야 한다. 셋째, 두 위성 모두 궤도 속도로 움직이므로 지향 오차가 곧 전력 손실이다.
연결 원리. “수신 면적을 줄여라”라는 요구는 송신 측에는 큰 구경과 정밀 지향을, 수신 측에는 높은 열밀도를 떠넘긴다. 지상에서 공기가 공짜로 해 주던 냉각을 궤도에서는 방열판 질량으로 사야 한다. 그 방열판은 다시 발사 질량이 되고, 지향 정밀도는 자세제어 전력이 된다.
전력·에너지 관점
Point. 우주 간 전력빔의 병목은 송신기의 출력이 아니라 수신기의 방열판이다. 전력빔은 수신 위성에 전기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변환하지 못한 몫만큼의 열을 함께 보낸다.
Reason. 태양전지판은 넓은 면적에 낮은 밀도의 빛을 받으므로 판 자체가 앞뒤로 열을 복사해 스스로 식는다. 효율 30%의 판으로 전기 500 W를 얻으려면 1,361 W/m²의 태양광 아래 약 1.22 m²가 필요하고, 이 판은 양면 약 2.45 m²로 제 열을 버린다. 반면 빔 수신기는 면적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변환효율을 50%로 가정하면 1 kW를 받을 때 전기 500 W와 열 500 W가 동시에 생기고, 그 열은 작은 면적에 몰린다.
Example. 수신 면적 0.1 m²에 1 kW가 들어오고 양면 복사율 0.85로만 열을 버린다고 가정하면 평형온도는 약 477 K까지 오른다. 광전 변환 셀은 온도가 오를수록 효율이 떨어지므로 이 상태로는 운용이 어렵다. 셀을 300 K 부근에 묶어 두려면 별도 방열판이 약 1.28 m²(단면 기준) 필요하다. 결국 수신 면적을 0.1 m²로 줄여도 방열 면적은 1 m²를 넘는다. 줄인 면적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방열판으로 옮겨 간 것이다.
Point. 따라서 전력빔 수신 위성을 평가할 때는 받은 전력(W)만 볼 것이 아니라 “받은 전력 1 W당 방열판 면적과 지향 전력”을 함께 봐야 한다. 이 비율이 같은 전력을 태양전지판으로 얻는 경우보다 나빠지면, 전력빔은 전력을 파는 것이 아니라 질량을 파는 셈이 된다. DIU가 계량 가능한 에너지 전달을 필수 속성에 넣은 것은 이 손익을 궤도에서 처음으로 숫자로 확인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반론과 제약. 수신기 효율이 50%보다 높다면 열 부담은 줄어든다. 그러나 Worst-case는 반대 방향이다. 지향 오차로 빔 일부가 셀 바깥 구조물에 떨어지면 그 전력은 전부 열이 되고, 저궤도에서 지구 적외선과 태양광이 방열판에 함께 들어오면 필요한 방열 면적은 위 계산보다 커진다. 또 송신 위성 쪽은 전기→레이저 변환 손실을 자체 방열판으로 감당해야 하므로, 시스템 전체의 열 청구서는 두 위성에 나뉘어 청구된다.
지상 시험과 우주 환경의 괴리. 지상 시연에서 확인한 수신 효율은 대류 냉각과 고정 지향이라는 조건이 붙은 값이다. 진공(10⁻⁶ Torr 이하 수준)에서 복사만으로 식는 수신기, 상대속도를 가진 두 궤도 사이의 지향 흔들림은 지상 시험대로 재현하기 어렵다. 실험실 12개월과 궤도 24개월 사이의 간극이 바로 이 부분이며, 지상 성능을 궤도 성능으로 옮겨 적어서는 안 된다.
경계 조건(BC) 주석. (1) 빔 직경은 파장 1.07 μm, 거리 1,200 km를 가정한 회절 한계 첫 번째 암환 직경(2×1.22λR/D)이며 지향 흔들림·열렌즈 효과·빔 품질 저하는 무시했다. (2) 수신 변환효율 50%, 방열판 복사율 0.85, 방열판 온도 300 K, 배경 온도 약 3 K, 태양·지구 적외선 입사 0을 가정했다. (3) 태양전지판 비교는 AM0 1,361 W/m², 효율 30% 가정. (4) DIU 공모문에서 전력 수준, 파장, 방식(레이저·마이크로파)은 확인되지 않았다.
| 요약 항목 | 내용 |
|---|---|
| 사건 | 2026-07-15 DIU 우주 전력빔(SPB) 상용 시제품 공모 공개, 제안 마감 2026-07-22 |
| 핵심 제원 | 노력선 4개, 고도 1,200 km까지 위성 전력 전달, 실험실 시연 12개월(LoE 4는 6개월), 궤도 시연 24개월, 운용 목표 2030 회계연도 |
| 핵심 통찰 | 수신 면적을 줄이면 방열 면적이 늘어난다 — 빔 수신기는 태양전지판과 달리 스스로 방열판이 되지 못한다 |
| 숨은 제약 | 회절 한계로 송신 구경이 커지고, 지향 오차는 곧 열 부하로 바뀐다 |
| 확인 필요 | 전달 전력 수준, 파장·방식, 수신 효율 목표, 선정 업체와 계약 규모 |
정리하면 이번 공모는 “전력을 쏠 수 있는가”보다 “받은 전력의 열을 누가 어떻게 버리는가”를 궤도에서 처음 계량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본 글은 미 국방혁신단(DIU)의 Space Power Beaming 공모 공개 정보와 Defense Daily, MeriTalk, ExecutiveGov의 보도를 근거로 작성했다. 가정값은 본문에 명시했으며, 확인되지 않은 항목은 추정하지 않고 “확인 필요”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