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SUE 2026 · W31 | 우주 소재·탐사기술
화성 게일 크레이터에서 14년째 달리는 탐사 로버가 있다. 톤급 몸체를 여섯 개의 알루미늄 바퀴에 싣고 날카로운 암석 지대를 넘어온 큐리오시티다. 2026년 7월 23일(Sol 4963), 이 로버가 스스로 촬영한 바퀴 근접 사진에는 깊은 균열과 안으로 꺼진 부분이 선명했다. 극한 환경에서 금속이 얼마나 버티는가는 소재공학의 오래된 질문이다. 그런데 방사성동위원소 전원으로 사는 로버에게는 또 하나의 질문이 있다. 바퀴를 아끼려고 돌아가는 길은 과연 공짜인가.
Sol 4963의 바퀴 사진
Space.com은 7월 27일 “오늘의 우주 사진”으로 큐리오시티가 Sol 4963, 곧 2026년 7월 23일에 촬영한 바퀴 근접 영상을 소개했다. 사진에는 바퀴 표피의 깊은 균열과 함몰된 부위가 드러나 있다. 기사에 따르면 큐리오시티는 2012년 8월 5일 착륙 이후 32 km(20마일) 이상을 주행했고, 질량은 1톤이 넘는다. NASA와 제트추진연구소(JPL)는 2024년 과학 블로그에서 바퀴가 “화성의 가장 혹독한 학대를 견디면서도 잘 버티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바퀴 손상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착륙 약 1년 뒤인 2013년부터 구멍과 찢김이 관측됐고, 운용팀은 이후 경로 계획과 주행 소프트웨어를 조정해 추가 마모를 줄여 왔다. 이번 사진이 새로 알려 주는 것은 손상의 존재가 아니라 14년이라는 누적 시간이다. 원래 설계 목표였던 1 화성년(약 687 지구일)을 여러 배 넘긴 지금, 바퀴와 전원은 모두 설계 수명 밖의 영역에서 동시에 늙어 가고 있다.
후속 로버는 이 경험을 반영했다. NASA에 따르면 퍼서비어런스의 바퀴는 지름 52.5 cm의 알루미늄 바퀴로, 큐리오시티보다 폭이 좁고 지름이 크며 알루미늄이 더 두껍다. 트레드(그라우저)는 두 배인 48개이고, 쉐브론 대신 완만한 곡선 형태를 쓰며, 탄성을 주는 곡선 티타늄 스포크를 갖췄다. 큐리오시티 바퀴 표피의 정확한 두께는 이번 보도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두 개의 노화 곡선: 알루미늄과 플루토늄
큐리오시티의 전원은 다중임무 방사성동위원소 열전발전기(MMRTG, Multi-Mission 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이산화플루토늄-238 약 4.8 kg을 연료로 하며 발사 시 약 110 W의 전기를 내도록 설계됐고, 최소 설계 수명 14년 시점에서 약 100 W로 떨어지는 것이 설계 기준이다. 피크 부하는 약 42 Ah 리튬이온 배터리 2개가 완충한다. 올해가 바로 그 14년째다.
연료 붕괴만 따져도 감소는 피할 수 없다. 플루토늄-238의 반감기 87.7년을 적용하면 14년 뒤 열출력은 초기의 약 89.5%, 곧 약 10.5%가 줄어든다. 여기에 열전소자 자체의 성능 저하가 더해지므로 전기 출력 감소율은 열출력 감소율보다 크다. 큐리오시티 MMRTG의 현재 실측 전기 출력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아래 계산은 설계 기준값 100 W를 쓴다.
100 W를 화성 하루(1 sol, 약 24.66시간)에 곱하면 sol당 약 2,466 Wh다. 이 에너지로 과학 기기, 통신, 열제어, 주행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바퀴의 노화와 전원의 노화는 서로 다른 물리 과정이지만, 운용 계획에서는 한 장의 예산표 위에서 만난다.
그림 1. 100 m 추가 주행 시 역학적 에너지와 가동 시간 에너지의 규모 비교. 구름저항계수, 구동효율, 가동 부하는 가정값이다.
| 항목 | 큐리오시티 (2012 착륙) | 퍼서비어런스 (2021 착륙) |
|---|---|---|
| 바퀴 지름 | 50 cm | 52.5 cm |
| 바퀴 형상 | 상대적으로 넓은 폭, 쉐브론 트레드 | 더 좁은 폭, 더 두꺼운 알루미늄, 곡선 트레드 48개, 곡선 티타늄 스포크 |
| 전원 | MMRTG, 발사 시 약 110 W, 14년 설계 기준 약 100 W | MMRTG, 발사 시 약 110 W, 연 수 %씩 감소 |
| 보조 저장 | 리튬이온 약 42 Ah x 2 | 리튬이온 배터리 2개 (피크 부하 대응) |
| 누적 주행 | 32 km 이상 (Space.com, 2026-07-27) | 이번 비교 범위 밖 |
| 현재 상태 | Sol 4963 바퀴 균열·함몰 확인, 주행 지속 | — |
두 로버는 같은 계열의 전원을 쓰지만 바퀴 설계는 크게 달라졌다. 전원 출력을 늘릴 수 없는 방사성동위원소 로버에서는 바퀴의 내구성이 곧 경로 선택의 자유도이며, 경로의 자유도는 다시 sol당 에너지 배분에 영향을 준다. 퍼서비어런스의 바퀴 재설계는 소재 개선이자 에너지 예산 방어로 읽을 수 있다.
지상 차량의 타이어 교체가 화성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
지상 현황. 지상 차량은 타이어가 닳으면 교체하고, 주행 거리는 연료 탱크나 충전량이 정한다. 엔진이나 모터를 끈 채 기다리는 시간은 에너지를 거의 소비하지 않는다.
우주 적용 시 변화. 화성 로버는 바퀴를 교체할 수 없고, 전원은 켜고 끌 수 없는 방사성 붕괴열에서 나온다. 발전량은 일정하게 흘러가며 저장 용량은 제한돼 있으므로, 계통을 얼마나 오래 깨워 두느냐가 곧 에너지 소비다. 화성 표면은 약 6 Torr 안팎의 희박한 대기와 큰 일교차를 가진 환경이어서, 깨어 있는 동안에는 전자장비의 열제어 부하도 함께 따라온다(대기압은 일반 문헌 대표값).
연결 원리. 그 결과 바퀴를 아끼는 우회 경로는 “더 긴 거리”가 아니라 “더 긴 가동 시간”으로 비용을 치른다. 바퀴 마모와 에너지 소비는 경로 계획이라는 하나의 최적화 문제 안에서 교환된다.
전력·에너지 관점
Point. 방사성동위원소 전원 로버에서 바퀴를 보호하기 위한 우회의 진짜 비용은 바퀴를 굴리는 역학적 에너지가 아니라, 느린 속도 때문에 늘어나는 계통 가동 시간의 에너지다.
Reason. 역학적 주행 에너지는 거리와 구름저항에 비례하지만, 저속 로버에서 그 절대값은 작다. 반면 주행 중에는 항법 카메라, 컴퓨터, 모터 구동기, 열제어가 모두 깨어 있어야 하고, 이 부하는 거리가 아니라 시간에 비례한다. 평균 속도가 시속 수십 m에 불과하므로, 거리가 조금만 늘어도 가동 시간은 시간 단위로 늘어난다.
Example. 큐리오시티의 지구 기준 질량 899 kg에 화성 중력 0.38 G(3.71 m/s²)를 적용하면 무게는 약 3,335 N이다. 구름저항계수 0.15와 구동효율 40%를 가정하면 100 m 추가 주행에 드는 전기 에너지는 약 35 Wh다. 같은 100 m를 평균 속도 30 m/h로 가면 약 3.3시간이 걸리고, 가동 중 계통 부하를 150 W로 가정하면 약 500 Wh가 된다. sol당 가용 에너지 약 2,466 Wh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로, 역학적 에너지의 10배 이상이다. 가정값이 달라지면 숫자는 바뀌지만, 저속 주행에서 시간 비례 항이 우세하다는 구조는 유지된다.
Point. 그래서 큐리오시티의 금 간 바퀴는 소재 문제이면서 에너지 문제다. 바퀴 내구성이 떨어질수록 날카로운 암석을 피하는 우회가 늘고, 우회는 가동 시간을 늘리며, 해마다 줄어드는 MMRTG 출력 아래에서 그 시간은 과학 관측에 쓸 에너지를 잠식한다. 바퀴 소재의 개선은 곧 전력 예산의 여유를 사는 일이다.
반론과 제약. 위 비교는 주행과 과학 관측이 에너지를 두고 경쟁한다는 전제에 기대고 있다. 실제 운용에서는 통신 창, 열 조건, 배터리 충전 상태, 지형 영상 확보가 주행 계획을 함께 제약하므로, 에너지 외의 요인이 우회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 Worst-case로는 바퀴 그라우저가 여러 개 연속으로 파손돼 견인력이 떨어지는 경우를 상정해야 하며, 이때는 미끄럼이 늘어 같은 거리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고, 험지 진입 자체가 제한된다.
지상 시험과 우주 환경의 괴리. 바퀴 마모는 지상에서 모사 암석과 모사 토양으로 시험할 수 있지만, 지구 중력 1 G와 화성 0.38 G에서 바퀴에 걸리는 하중 분포가 다르고, 희박 대기의 극저온 사이클이 알루미늄 표피의 피로에 주는 영향도 지상에서 완전히 재현되지 않는다. 지상 시험에서 얻은 마모 속도를 화성 바퀴 수명으로 그대로 옮길 수 없으며, 큐리오시티의 14년 누적 기록은 그 괴리를 보여 주는 실측 자료다.
경계 조건(BC) 주석. (1) MMRTG 출력은 14년 최소 설계 기준값 100 W를 썼고, 현재 실측 출력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2) sol 길이 24.66시간, 화성 중력 3.71 m/s², Pu-238 반감기 87.7년은 표준 상수다. (3) 구름저항계수 0.15, 구동효율 40%, 가동 중 계통 부하 150 W는 규모 비교를 위한 가정값이며, 경사·미끄럼·온도에 따른 변화를 반영하지 않았다. (4) 평균 주행 속도 약 30 m/h는 공개 자료의 대표값이다. (5) 화성 대기압 약 6 Torr는 일반 문헌 대표값이다. (6) 큐리오시티 바퀴 표피 두께와 현재 그라우저 파손 개수는 이번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 요약 항목 | 내용 |
|---|---|
| 사건 | 큐리오시티, 2026-07-23(Sol 4963) 촬영한 바퀴 근접 영상에서 깊은 균열과 함몰 확인(Space.com 7/27 소개) |
| 핵심 제원 | 바퀴 지름 50 cm 알루미늄, MMRTG 발사 시 약 110 W, 14년 설계 기준 약 100 W, 주행 32 km 이상 |
| 핵심 통찰 | 저속 RTG 로버에서 우회의 비용은 역학 에너지(약 35 Wh/100 m, 가정)보다 가동 시간 에너지(약 500 Wh, 가정)가 크다 |
| 숨은 제약 | 연료 붕괴만으로 14년간 열출력 약 10.5% 감소, 열전소자 열화가 더해져 sol당 에너지 여유가 해마다 축소 |
| 확인 필요 | 현재 MMRTG 실측 출력, 바퀴 표피 두께와 그라우저 파손 현황, 실제 주행 시 계통 부하 |
정리하면, 교체할 수 없는 바퀴와 꺼지지 않는 전원을 가진 로버에게 경로 계획은 소재 수명과 에너지 예산을 동시에 나누는 일이다.
본 글은 Space.com 보도(2026-07-27)에 소개된 NASA/JPL-Caltech/MSSS 영상 정보와 NASA의 퍼서비어런스 로버 구성품 공개 자료, 큐리오시티 전원 제원 공개 자료를 근거로 작성했다. 가정값은 본문에 명시했으며, 확인되지 않은 항목은 추정하지 않고 “확인 필요”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