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SUE 2026 · W28 | 발사체 & 뉴스페이스
재사용 발사체 경쟁에서 착륙 다리는 오랫동안 당연한 부품이었다. 그런데 2026년 7월 10일, 남중국해의 한 배 위에서 그 전제가 흔들렸다. 첫 비행에 나선 창정-10B(CZ-10B)의 1단이 바다로 돌아와, 다리 대신 선체 위에 팽팽하게 당겨 놓은 케이블에 갈고리를 걸고 멈춰 섰다. 그물·케이블 방식으로 궤도급 1단을 회수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극한의 하강 조건에서 기체를 붙잡는 일이 로켓에서 배로 넘어갔다면, 그에 필요한 에너지와 전력도 함께 옮겨 간 것일까.
창정-10B 첫 비행의 제원
공개 기록에 따르면 창정-10B는 7월 10일 04시 15분 UTC(현지 12시 15분) 원창 상업우주발사장 2번 발사대에서 이륙해 탑재체를 저궤도(LEO, Low Earth Orbit)에 올렸다. 1단에는 케로신·액체산소 엔진 YF-100K 7기가 달려 있으며, 해면 최대 추력 8,750 kN, 진공 9,772 kN, 비추력은 해면 301.6 s·진공 337 s, 연소 시간은 155초다. 2단은 메탄·액체산소 엔진 YF-219 1기를 쓴다. 직경은 5 m다.
수송 능력은 1단 회수를 전제로 고도 200 km 저궤도에 16,000 kg, 900 km에 11,000 kg으로 기록돼 있다. 보도들은 이 급을 팰컨 9와 비슷한 수준으로 소개했다. 전고는 공개 기록상 70.2 m이지만 보도마다 다른 값이 보여 여기서는 확정하지 않는다. 회수 직후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은 연말까지 이 1단의 재비행을 시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리 대신 갈고리 — 링항저호의 포획 방식
회수선의 이름은 링항저(领航者, “항해자”)호다. 공개 기록에 따르면 남중국해의 부유식 회수 플랫폼 위에 케이블을 팽팽하게 당겨 두고, 레일 위를 움직이는 대차(dolly)가 케이블 위치를 조정하는 구조다. 1단은 상부의 격자 날개(grid fin)로 자세를 잡으며 하강해 제동 연소로 속도를 줄였고, 기체 외부의 갈고리가 케이블에 걸리며 멈췄다. 착지 다리는 없다.
TechCrunch는 이런 회수가 정교한 유도 소프트웨어와 센서, 그리고 재점화가 가능하고 하강을 견딜 만큼 튼튼한 엔진에 달려 있다고 정리했다. 여기에 케이블 위치를 움직일 수 있는 대차가 더해졌다는 점에 설계 철학이 담겨 있다. 기체가 목표점에 정확히 내려앉는 부담 일부를, 움직일 수 있는 배 위의 기계가 대신 진다는 것이다. 이로써 중국은 궤도 발사체 1단을 회수한 두 번째 국가가 됐고, 기록상 궤도급 1단 회수로는 팰컨 9(2015), 스타십 슈퍼헤비(2024), 뉴글렌(2025)에 이어 네 번째 사례다.
회수 시점의 기체 질량, 포획 순간의 잔여 속도, 케이블 장력과 제동 방식, 링항저호의 위치 유지 설비 출력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아래 에너지 계산은 모두 가정값으로 규모를 가늠하는 데 그친다.
그림 1. 다리 착지와 케이블 포획의 기능 배분 비교. 착지 에너지 흡수와 위치 보정이 기체에서 선박으로 옮겨 가고, 대신 기체와 선상 설비의 협조가 새로운 핵심 경로가 된다.
| 구분 | 팰컨 9 | 스타십 슈퍼헤비 | 뉴글렌 | 창정-10B |
|---|---|---|---|---|
| 첫 1단 회수 | 2015 | 2024 | 2025 | 2026-07-10 |
| 회수 방식 | 착지 다리(육상·해상 바지선) | 발사탑 팔로 포획 | 착지 다리(해상 선박) | 선상 케이블 격자에 갈고리 포획 |
| 기체 측 착지 장치 | 다리 | 포획용 돌출부 | 다리 | 갈고리 |
| 위치 오차 보정 주체 | 기체 | 기체와 고정 발사탑 | 기체 | 기체와 움직이는 선박 |
| 충격 흡수 위치 | 기체 다리 | 지상 구조물 | 기체 다리 | 선상 케이블·틀 |
네 방식을 나란히 놓으면 흐름이 보인다. 착지 장치를 기체에서 떼어 기반 시설로 옮길수록 기체는 가벼워지고, 대신 그 기반 시설이 에너지를 흡수하고 위치를 맞추는 능동 시스템이 된다. 창정-10B는 그 기반 시설을 “움직이는 바다 위”에 올려놓은 첫 사례다.
지상 착륙장에서 흔들리는 갑판으로
지상 현황. 지상 착륙장은 움직이지 않고, 전력망에 연결돼 있으며, 착지 충격은 콘크리트가 받는다. 기체는 정해진 점에 정확히 내려앉기만 하면 된다.
우주 적용 시 변화. 궤도급 1단은 고층 대기 재진입과 제동 연소라는 가혹 조건을 거쳐 돌아오며, 해상 회수에서는 착지점 자체가 파도와 바람에 흔들린다. 케이블 포획은 이 흔들림과 착지 오차를 선상 기계의 능동 조정으로 흡수하려는 접근이다. 즉 착지점이 수동적인 “장소”에서 전력을 쓰는 “기계”로 바뀐다.
연결 원리. 기체에서 뺀 질량과 정밀도 부담은 사라지지 않고 배의 전력 부하로 다시 나타난다. 에너지 보존은 회수 방식의 선택으로 피할 수 없으며,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 에너지를 어디서 흡수하고 어디서 공급하느냐뿐이다.
전력·에너지 관점
Point. 창정-10B의 케이블 포획은 착지 다리를 없앤 것이 아니라 착지 다리를 배 위의 전력 설비로 바꾼 것이다. 기체가 짊어지던 완충·정밀 보정 부담이 선박의 위치 유지, 레일 대차, 케이블 제동계라는 구동 설비로 이전됐다. 이 설비들의 구동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실시간 위치 조정을 요구하는 한 전력을 쓰는 능동 시스템일 수밖에 없다.
Reason. 착지 순간 흡수해야 할 에너지는 생각보다 작다. 기체 질량 40 t, 포획 순간 잔여 수직 속도 2~5 m/s를 가정하면 운동 에너지는 약 80~500 kJ이다. 이를 약 1초 안에 흡수한다고 가정하면 순간 제동 출력은 수십~수백 kW 수준이다. 에너지 총량보다 중요한 것은 이 흡수가 흔들리는 갑판 위에서, 기체 위치에 맞춰 실시간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전력이 필요한 곳은 충격 흡수 자체보다 “위치를 맞추는 일” — 선체 위치 유지와 대차 구동 — 쪽이다.
Example. 기체 쪽에서도 전력 지형이 바뀐다. 착지 다리 전개 기구와 그 작동 전원은 필요 없어지지만, 유도 센서와 격자 날개 작동기, 그리고 선상 설비와 협조하기 위한 통신이 포획 순간까지 살아 있어야 한다. 분리 후 하강 내내 1단 항전(avionics)과 작동기는 1단 자체 전원으로 버텨야 하며, 기체와 선상 설비의 협조가 끊기면 배의 보정 능력은 쓸모가 없어진다. 즉 전력계의 핵심 부하가 “기계적 착지 장치”에서 “통신·유도 장치”로 옮겨 간다. 한편 다리를 뺀 질량은 회수 조건 16,000 kg(200 km)이라는 수송 능력 안에 이미 반영돼 있으며, 이는 탑재 위성 쪽에서는 더 큰 태양전지나 배터리를 실을 수 있는 여유로 읽힌다.
Point. 재사용의 대가는 언제나 어딘가에서 치러진다. 창정-10B는 그 대가를 기체의 질량이 아니라 회수선의 능동 설비와 기체-선박 협조의 신뢰도로 치르는 쪽을 택했다. 앞으로 이 방식의 성숙도는 기체 성능보다 배의 전력·제어 시스템 성능으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반론과 제약. 케이블 포획이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고 보기는 이르다. 이번 결과는 첫 비행 한 번의 성공이며, 파고가 높은 해상 상태에서의 포획 가능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최악 시나리오는 포획 직전 기체-선박 협조 링크의 두절이나 선체 위치 유지 설비의 고장이다. 다리가 없는 기체에는 대체 착지 수단이 없으므로, 포획 실패는 곧 기체 손실이다. 또 갈고리와 케이블 접촉부에 걸리는 국부 하중이 1단 구조, 특히 복합재·용접부에 반복 피로를 남길 수 있으며, 재비행 전 점검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상 시험과 우주 환경의 괴리. 포획 시스템은 지상에서 낙하·견인 시험으로 검증할 수 있지만, 실제 1단은 극초음속 재진입과 제동 연소를 거친 뒤 가열된 격자 날개와 잔여 추진제를 품고 돌아온다. 지상 시험의 하중·온도 조건이 이 상태를 그대로 재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 번의 성공을 반복 가능한 회수 성능으로 확언할 수 없는 이유다.
경계 조건(BC) 주석. (1) 운동 에너지 계산은 기체 질량 40 t, 잔여 수직 속도 2~5 m/s, 흡수 시간 약 1초를 둔 가정이며, 수평 속도·기체 회전·케이블 탄성 거동은 무시했다. (2) 1단 추력·비추력·연소 시간과 수송 능력은 공개 기록값이며, 수송 능력은 1단 회수 조건 기준이다. (3) 전고는 70.2 m와 63.6 m 두 값이 공존해 확정하지 않았다. (4) 링항저호의 위치 유지 방식·출력, 케이블 장력·제동 방식, 기체-선박 간 데이터 교환 여부, 1단 항전 전원 구성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 요약 항목 | 내용 |
|---|---|
| 사건 | 2026-07-10 04:15 UTC 창정-10B 첫 비행·궤도 투입 성공, 남중국해 링항저호 선상 케이블로 1단 포획 회수 |
| 핵심 제원 | 1단 YF-100K 7기(해면 8,750 kN, 155초), 2단 YF-219 메탄 엔진, 회수 조건 LEO 200 km 16,000 kg·900 km 11,000 kg |
| 핵심 통찰 | 착지 다리를 배 위의 능동 설비(위치 유지·레일 대차·케이블 제동)로 바꾼 설계이며, 기체 전력계의 핵심 부하는 통신·유도 쪽으로 이동한다 |
| 숨은 제약 | 기체-선박 협조가 새로운 단일 고장점이 되고, 다리가 없어 포획 실패가 곧 기체 손실이다 |
| 확인 필요 | 회수 시 기체 질량·잔여 속도, 케이블 제동 방식, 선박 위치 유지 출력, 해상 상태 허용 한계, 전고 |
정리하면 창정-10B는 재사용의 에너지 청구서를 로켓에서 배로 옮겨 적은 첫 발사체이며, 그 청구서의 핵심 항목은 선상 전력과 기체-선박 협조다.
본 글은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의 발표를 인용한 TechCrunch·CNN 보도와 공개 발사 기록을 근거로 작성했다. 가정값은 본문에 명시했으며, 확인되지 않은 항목은 추정하지 않고 “확인 필요”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