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이 가벼워도 어레이는 면적만큼 무겁다 — 플렉셀스페이스 유연 태양전지의 손익분기 효율

저궤도 위성에서 펼쳐진 페로브스카이트·CIGS 유연 태양전지 블랭킷과 강성 갈륨비소 패널을 비교한 플렉셀스페이스 커버 이미지

ISSUE 2026 · W29 | 우주 전력·에너지 시스템

저궤도 통신망이 커지고 궤도 데이터센터 구상까지 등장하면서, 위성 한 기가 요구하는 전력은 수 kW를 넘어 수십 kW를 바라보고 있다. 그 전력을 만드는 태양전지판은 발사 때는 페어링 안에 접혀 있어야 하고, 궤도에서는 방사선·원자 산소·수백 번의 열 순환이라는 가혹 조건을 견뎌야 한다.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킨 것은 단단한 기판 위의 갈륨비소 셀이었다. 2026년 7월 13일(한국 시각 14일), 한화시스템 사내벤처에서 출발한 국내 기업 플렉셀스페이스(FLEXELL SPACE)가 페로브스카이트와 CIGS 기반 유연 우주 태양전지로 2,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가볍고 휘어지는 셀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런데 셀이 가벼워지면 태양전지 어레이 전체도 그만큼 가벼워지는가.

무엇이 발표됐나

SpaceNews에 게재된 발표에 따르면, 경기도 의왕에 있는 플렉셀스페이스는 설립 약 2년 만에 2,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를 완료했다. 회사는 한화시스템의 사내벤처로 출발해 분사했고, 분사 뒤 약 400만 달러의 프리 시리즈 A를 유치해 누적 조달액이 약 2,500만 달러가 됐다. 투자 조달 자체보다 이 글이 주목하는 것은 함께 공개된 기술 방향과 검증 계획이다.

회사는 페로브스카이트와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박막을 기반으로 한 고효율·초경량·유연 태양전지를 개발한다. 기존 갈륨비소 우주 태양전지 대비 무게와 확장성에서, 실리콘 대비 유연성과 경량성에서 우위를 내세우며, 방사선·극한 온도·원자 산소에 대한 내성을 강조했다. 적용 대상으로는 통신·관측 위성, 고고도 무인기, 우주정거장, 궤도 데이터센터, 달·화성 탐사 시스템을 제시했다.

검증 계획도 함께 밝혔다. 회사는 한국의 누리호 발사 프로그램과 국제우주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을 통해 궤도 실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방사선·열진공·열순환·광안정성 시험을 수행 중이다. 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Korea Institute of Energy Technology Evaluation and Planning)이 지원하는 5년, 약 710만 달러 규모의 국가 연구개발 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우주용 고효율 탠덤 태양전지 모듈을 개발·검증한다. 본격 생산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 셀 효율, 면적당 질량, 궤도 실증의 구체 임무와 결과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유연 셀의 매력과 우주에서의 숙제

박막 셀의 흡수층은 수 µm 이하로 얇다. 두꺼운 결정 기판이 필요 없으니 얇은 고분자나 금속 박판 위에 올려 말거나 접을 수 있고, 같은 발사 부피에 더 넓은 발전 면적을 실을 수 있다. 흡수층이 얇으면 방사선이 만든 결함에서 전하가 이동해야 하는 거리도 짧아, 일반적으로 변위 손상에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것이 박막 계열의 논거다.

반면 숙제도 분명하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지상에서도 열·수분·자외선·이온 이동에 따른 장기 안정성이 핵심 과제로 꼽혀 왔다. 궤도에서는 수분이 없는 대신 고진공(10⁻⁶ Torr 이하 수준)에서의 휘발 성분 방출, 강한 자외선, 저궤도 기준 연간 약 5,500회의 일조·일식 열 순환이 더해진다. 회사가 열진공·열순환·광안정성 시험을 나란히 명시한 것은 이 숙제의 목록과 겹친다. 효율 측면에서도 단일 접합 박막은 우주용 3중접합 갈륨비소(일반적으로 AM0 효율 30% 안팎)보다 낮은 편이며, 탠덤 과제는 바로 이 격차를 겨냥한다.

셀이 가벼워도 어레이는 면적만큼 무겁다

여기서 설계자가 던져야 할 질문은 “셀이 얼마나 가벼운가”가 아니라 “어레이가 몇 kg인가”다. 유연 블랭킷을 펼치려면 붐, 장력 구조, 하네스, 전개 기구가 필요하고, 이들의 질량은 대체로 펼쳐야 할 면적에 비례해 늘어난다. 효율이 낮으면 같은 전력에 더 넓은 면적이 필요하고, 넓어진 면적은 구조 질량으로 되돌아온다.

EOL 5 kW가 필요한 위성을 예로 들어 보자. 3중접합 강성 패널은 효율 30%, 패킹 0.85, 수명 말기 잔존율 0.85, 면적당 질량 2.0 kg/m²로 가정하면 약 16.9 m², 약 33.9 kg이다. 유연 박막은 패킹 0.90, 잔존율 0.85, 블랭킷 0.8 kg/m²에 면적 비례 전개 구조 0.6 kg/m²를 더한 1.4 kg/m²로 가정한다. 효율 20%이면 약 24.0 m², 약 33.6 kg으로 사실상 같다. 이 가정에서 유연 어레이가 질량으로 앞서기 시작하는 손익분기 효율은 약 19.8%이고, 효율 24%이면 약 28.0 kg(17% 감소), 28%이면 약 24.0 kg(29% 감소)이 된다.

EOL 5 kW 어레이 질량 비교 (가정값)33.9 kg3중접합 강성30%, 16.9 m²33.6 kg유연 박막 20%24.0 m²28.0 kg유연 탠덤 24%20.0 m²24.0 kg유연 탠덤 28%17.2 m²손익분기 효율 약 19.8% (유연 1.4 kg/m²)

그림 1. EOL 5 kW 어레이의 면적과 질량 비교. 효율, 패킹 계수, 잔존율, 면적당 질량은 모두 설명용 가정값이며 플렉셀스페이스 제품의 공개 수치가 아니다.

항목3중접합 갈륨비소 강성 패널유연 박막(페로브스카이트·CIGS)유연 탠덤(KETEP 과제 방향)
셀 효율(가정)30%20%24~28%
EOL 5 kW 면적(가정 계산)약 16.9 m²약 24.0 m²약 20.0~17.2 m²
어레이 질량(가정 계산)약 33.9 kg약 33.6 kg약 28.0~24.0 kg
발사 수납접이식 강성 패널말거나 접는 블랭킷말거나 접는 블랭킷
주요 검증 과제비행 이력 풍부진공·자외선·열순환 장기 안정성탠덤 계면 안정성, 전류 정합의 온도 의존

표가 보여 주는 핵심은 유연 셀의 질량 이득이 셀 무게가 아니라 효율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면적에 비례하는 전개 구조를 고려하면 효율 20% 수준의 박막은 3중접합 강성 패널과 질량이 비슷해지고, 효율이 오를수록 이득이 커진다. 플렉셀스페이스가 투자와 함께 탠덤 모듈 국가 과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 산술과 방향이 같다.

지상의 박막 태양전지와 궤도의 박막 태양전지

지상 현황. 지상에서 CIGS와 페로브스카이트는 건물 일체형, 휴대형처럼 무게와 형태가 중요한 틈새에서 주로 논의된다. 1기압 공기 속에서 대류로 식고, 가장 큰 적은 수분과 산소라서 봉지(encapsulation) 기술이 수명을 결정한다. 일교차는 수십 K 수준이다.

우주 적용 시 변화. 궤도에서는 수분의 위협이 사라지는 대신, 대류가 없어 셀 온도가 복사 평형으로만 정해지고, 저궤도 일식 진입·이탈 때마다 대략 수십 K에서 100 K가 넘는 폭의 온도 변화가 반복된다. 저궤도에서는 원자 산소가 고분자 기판과 봉지층을 깎아 내고, 양성자·전자 방사선이 흡수층과 전극 계면을 손상시킨다. 유연 블랭킷은 강성 패널보다 얇아 열용량이 작으므로 온도 변화 속도도 더 빠르다.

연결 원리. 두 환경을 잇는 원리는 “수명을 정하는 것은 셀이 아니라 셀을 감싼 층과 계면”이라는 점이다. 지상에서는 봉지가 수분을 막고, 궤도에서는 봉지와 기판이 원자 산소·자외선·열 순환을 막는다. 박막 우주 태양전지의 경쟁력은 흡수층 효율만큼이나 이 적층 구조의 궤도 내구성에 달려 있다.

전력·에너지 관점

Point. 유연 박막 태양전지가 위성 전력 설계에 주는 가치는 “가벼운 셀”이 아니라 “면적당 질량이 낮은 어레이 구조를 쓸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며, 그 가치는 면적 비례 구조 질량 때문에 효율이 손익분기(가정 조건에서 약 20%)를 넘을 때부터 실현된다.

Reason. 어레이 질량은 셀 질량과 구조 질량의 합이고, 구조 질량은 펼쳐야 할 면적에 비례한다. 효율이 낮으면 필요한 면적이 커져 셀이 아낀 질량을 구조가 되가져간다. 따라서 박막 기술의 개선 방향은 셀을 더 얇게 만드는 것보다 효율을 끌어올려 면적 자체를 줄이는 쪽이 전력 시스템 관점에서 더 강력한 지렛대다.

Example. 그림 1의 가정에서 효율 20%의 유연 어레이는 24.0 m²로 3중접합(16.9 m²)보다 약 42% 넓지만 질량은 거의 같다. 효율을 28%로 올리면 면적은 17.2 m²로 3중접합과 비슷해지고 질량은 약 29% 줄어든다. 면적이 비슷해진다는 것은 질량만이 아니라 저궤도 대기 항력 단면적, 자세제어가 감당할 관성 모멘트, 발사 수납 부피가 함께 줄어든다는 뜻이다.

Point. 결국 이번 발표에서 전력 설계자가 지켜볼 숫자는 투자 금액이 아니라 탠덤 모듈의 궤도 효율과 수명 말기 잔존율이다. 그 두 값이 공개돼야 유연 어레이가 강성 패널을 대체하는 영역과 보완하는 영역이 구분된다.

반론과 제약. 탠덤 셀은 두 층의 전류를 맞춰야 하는데, 궤도의 온도 변화와 방사선 열화가 두 층에 서로 다르게 작용하면 전류 정합이 깨져 효율 이득이 줄어들 수 있다. 최악의 경우 한 층의 열화가 빨라 탠덤 효율이 단일 접합 수준으로 떨어지면, 넓어진 면적 → 전개 구조 질량 증가 → 항력 증가 → 궤도 유지 추진 전력 증가 → 어레이 추가 증가라는 순환으로 되돌아온다. 유연 블랭킷은 강성 패널보다 고유진동수가 낮아 자세 기동 시 구조 진동이 자세제어 대역과 간섭할 수 있다는 제약도 있다.

지상 시험과 우주 환경의 괴리. 방사선·열진공·열순환·광안정성 시험은 각 환경 요인을 따로, 또는 제한된 조합으로 가속해 부과한다. 궤도에서는 방사선, 자외선, 원자 산소, 열 순환이 수년 동안 동시에 작용하며, 특히 페로브스카이트는 복합 열화의 상호작용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지상 시험 통과를 궤도 수명으로 확언할 수 없는 이유이며, 누리호·ISS 실증에서 나올 궤도 데이터가 이 괴리를 좁히는 첫 근거가 될 것이다.

경계 조건(BC) 주석. (1) 어레이 계산은 AM0 1,361 W/m², 수직 입사, 셀 온도 효과 무시를 가정했다. (2) 효율(30%·20%·24%·28%), 패킹 계수(0.85·0.90), 수명 말기 잔존율 0.85, 면적당 질량(강성 2.0 kg/m², 유연 블랭킷 0.8 kg/m²+구조 0.6 kg/m²)은 모두 설명용 가정값이며 플렉셀스페이스 제품 수치가 아니다. (3) 전개 구조 질량은 면적에 선형 비례한다고 단순화했다. (4) 연간 열 순환 횟수는 공전 주기 약 95분 저궤도 기준이다. (5) 셀 효율, 면적당 질량, 누리호·ISS 실증의 구체 임무와 결과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요약 항목내용
사건2026-07-13 플렉셀스페이스(한화시스템 사내벤처 분사), 2,000만 달러 시리즈 A 완료 발표(누적 약 2,500만 달러)
핵심 제원페로브스카이트·CIGS 기반 유연 우주 태양전지, KETEP 5년 약 710만 달러 탠덤 모듈 과제 주관, 누리호·ISS 궤도 실증, 2028년 본격 생산 목표
핵심 통찰유연 셀의 질량 이득은 셀 무게가 아니라 효율에서 나온다 — 면적 비례 구조 때문에 가정 조건 손익분기 효율 약 20%
숨은 제약탠덤 전류 정합의 궤도 온도·방사선 의존, 원자 산소·자외선에 의한 봉지·기판 열화, 유연 블랭킷의 낮은 고유진동수
확인 필요셀·모듈 AM0 효율, 면적당 질량, 궤도 실증 임무명과 결과, 수명 말기 잔존율

정리하면, 유연 박막 우주 태양전지는 효율이 면적을 줄일 때 비로소 어레이를 가볍게 만들며, 플렉셀스페이스의 탠덤 과제는 그 지렛대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본 글은 SpaceNews에 게재된 플렉셀스페이스(FLEXELL SPACE)의 공개 발표 내용을 근거로 작성했다. 가정값은 본문에 명시했으며, 확인되지 않은 항목은 추정하지 않고 “확인 필요”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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