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SUE 2026 · W30 | 우주 소재·탐사기술
달 표면의 레골리스에는 수십억 년 동안 태양풍이 박아 넣은 헬륨-3가 잠들어 있다. 양자컴퓨터의 희석 냉동기와 미래 핵융합 연료로 거론되는 이 동위원소를 캐겠다는 뉴스페이스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달 자원 활용(ISRU, In-Situ Resource Utilization)은 물과 산소를 넘어 새로운 전선을 얻었다. 그런데 헬륨-3 채굴은 극한 환경의 양 끝을 동시에 다루는 공정이다. 한쪽 끝에서는 레골리스를 수백 °C로 달궈야 하고, 다른 쪽 끝에서는 절대영도 근처에서 거의 같은 두 동위원소를 갈라내야 한다. 2026년 7월 20일, Interlune이 지상 헬륨에서 순도 99%의 헬륨-3를 분리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두 끝 가운데 어느 쪽을 증명한 것이고, 달에서 전력 예산을 정말로 삼키는 쪽은 어디인가.
Interlune이 7월 20일에 발표한 것
시애틀의 Interlune은 7월 20일 보도자료에서 자사의 Cold Capture 기술이 Grade A 등급 헬륨으로부터 순도 99%의 헬륨-3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원리는 극저온 증류다. 헬륨-3와 헬륨-4를 절대영도에 가까운 온도에서 증류해 분리한다. 회사는 이 기술을 2025년 초에 처음 시연했고, 2025년 11월 미 공군 AFWERX의 중소기업혁신연구(SBIR, 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 Direct-to-Phase II 계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보도자료가 제시한 규모 수치는 지상 헬륨 공급망 기준이다. 2025년 미국에서 생산된 기체 및 Grade A 헬륨은 약 810억 리터이며, Cold Capture를 이 설비들에 전면 적용하면 연간 최대 2.5 kg의 헬륨-3를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추정이다. 이는 기존 헬륨 액화 플랜트에 “꽂아 쓰는” 방식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CEO 롭 마이어슨은 “세계에서 생산되는 모든 헬륨 1리터에는 미량의 헬륨-3가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이번 성과는 헬륨-4 속에 미량으로 섞인 원자를 골라낸 분리 기술의 실증이다. 다만 원료 헬륨 속 헬륨-3 비율의 정확한 수치는 보도자료에 제시되지 않았다.
회사는 같은 극저온 분리 원리를 향후 달 레골리스에서 추출한 가스 처리에도 적용해, 첨단 컴퓨팅과 달 이외 지역의 상주 거점을 뒷받침하는 산업 규모의 헬륨-3 수확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발표의 모든 수치는 1기압·상온 인프라에 연결된 지상 공정의 결과이며, 달 환경에서의 분리 성능이나 구체적인 비행 실증 일정은 이번 보도자료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달에서의 공정은 두 개의 온도 극단으로 나뉜다
Interlune이 2025년 5월 공개한 달 채굴 공정은 굴착(Excavate)·선별(Sort)·추출(Extract)·분리(Separate)의 4단계다. 이번 Cold Capture는 마지막 “분리” 단계에 해당한다. 그 앞의 추출 단계가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NASA 케네디 우주센터의 Aaron Olson이 AIAA ASCEND 2021에서 발표한 리뷰 논문이 잘 정리하고 있다. 아폴로 11호 시료의 헬륨-3 농도는 평균 11.8 ppb(9.22~17.9 ppb)였고, 설계 해석에서는 보수적으로 10 ppb, 바다(mare) 지역 최대 20 ppb를 가정한다. 가열 시 방출률은 500 °C에서 50%, 800 °C에서 95%이며, 위스콘신대 핵융합기술연구소의 Mark III 채굴기 개념은 700 °C 가열을 목표로 잡았다.
숫자로 보면 규모가 드러난다. 10 ppb라는 것은 레골리스 1억 kg, 곧 10만 톤에 헬륨-3가 1 kg 들어 있다는 뜻이다(100% 회수 가정의 산술값). Interlune이 2025년 공개한 굴착기 시제품의 처리량은 시간당 100톤인데, 10 ppb를 전량 회수한다고 가정해도 시간당 1 g이다. 게다가 Olson 논문의 표에 따르면 헬륨-3 1 kg이 방출될 때 수소 6,100 kg, 헬륨-4 3,100 kg, 물 3,300 kg, 일산화탄소 1,900 kg, 메탄 1,600 kg 등 태양풍 기원 휘발성 물질이 함께 나온다. 추출 단계는 목표 원소보다 수천 배 무거운 부산물 가스를 함께 다루는 공정이다.
Mark III의 설계값은 이 “뜨거운 절반”의 에너지 규모를 보여 준다. 시간당 1,258톤을 굴착해 556톤을 가열하고, 전기 부하는 약 350 kW, 태양열 집광 요구량은 85% 열 회수를 전제로 12.3 MW다. 운용은 달 낮 시간의 90%(연 3,942시간)에만 이루어지며, 10 ppb 기준 연간 약 33 kg의 헬륨-3를 모은다. 여기서 연간 에너지를 역산하면 전기 약 1.38 GWh, 태양열 약 48.5 GWh이고, 헬륨-3 1 kg당 전기 약 42 MWh, 태양열 약 1,470 MWh가 된다(논문 설계값으로부터의 단순 나눗셈이며, 실측값이 아니다).
그림 1. 달 헬륨-3 공정의 추출(가열)과 분리(극저온 증류) 단계 비교. Mark III 수치는 Olson(AIAA ASCEND 2021) 설계값, 1 kg당 에너지는 설계값을 단순 역산한 값이다. 카르노 계수는 이상 사이클 하한이다.
| 항목 | 지상 Cold Capture (7/20 발표) | 달 레골리스 공정 (문헌 설계값) |
|---|---|---|
| 원료 | Grade A 헬륨 (He-3 미량, 비율 수치 미공개) | 가열 방출 태양풍 가스 (He-3/He-4 약 1/2,340) |
| 앞단 공정 | 기존 헬륨 액화 플랜트에 연결 | 굴착 1,258 t/h, 가열 556 t/h, 700 °C |
| 산출 규모 | 미국 전면 적용 시 연 최대 2.5 kg (회사 추정) | Mark III 1기 연 약 33 kg (10 ppb 가정) |
| 주 에너지원 | 지상 전력망 | 태양열 12.3 MW + 전기 350 kW, 낮에만 가동 |
| 배열(방열) 환경 | 상온 대기 대류 | 진공 복사 방열, 낮 고온 / 밤 극저온 |
| 실증 상태 | 99% 순도 생산 보고 | 우주 실증 없음 |
표가 말하는 것은 비대칭이다. 지상 실증은 분리 단계를 통과했지만, 달 공정에서 에너지의 대부분을 먹는 것은 분리가 아니라 그 앞의 굴착·가열이다. 이번 발표는 사슬의 가장 차가운 고리를 검증했을 뿐, 가장 뜨거운 고리는 여전히 설계 문헌 속에 있다.
지상 극저온 설비가 달에 올라가면 바뀌는 것
지상 현황. 지상의 헬륨 액화 플랜트는 대기압과 상온 대류를 전제로 설계된다. 압축기가 만든 열은 냉각탑이나 공랭으로 쉽게 버려지고, 기존 설비에 분리 단을 덧붙이면 앞단의 액화 비용은 이미 지불된 셈이다. Cold Capture가 “꽂아 쓰는” 기술로 소개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주 적용 시 변화. 달에서는 액화의 앞단부터 모두 새로 만들어야 하고, 폐열은 진공 속에서 복사로만 버릴 수 있다. 복사 방열량은 방열판 온도의 네제곱에 비례하므로, 냉동기 압축 열을 낮 시간의 뜨거운 표면 옆에서 버리려면 방열판 면적이 급격히 커진다. 반대로 밤의 표면 온도는 약 100 K 수준까지 떨어진다(일반 문헌 대표값). 4.2 K 냉각의 카르노 계수는 열을 300 K로 버릴 때 약 70 W/W, 100 K로 버릴 때 약 23 W/W로, 이상 사이클 기준 세 배 가까이 유리해진다.
연결 원리. 그래서 달의 헬륨-3 플랜트는 “낮에는 굽고, 밤에는 증류한다”는 시간 분할 구조가 자연스럽다. 태양열이 필요한 가열은 낮에만 가능하고, 극저온 분리는 밤의 차가운 배열 환경에서 효율이 오른다. 다만 이 구조를 쓰려면 낮 동안 방출된 가스를 밤까지 보관해야 하며, Olson 논문의 개념은 휘발성 가스를 20 MPa 탱크에 저장한다. 공정의 시간 분할은 곧 저장 탱크 질량이라는 새 변수를 만든다.
전력·에너지 관점
Point. 달 헬륨-3 채굴의 전력 병목은 이번에 지상에서 실증된 극저온 분리가 아니라, 레골리스 10만 톤을 700 °C로 데워야 헬륨-3 1 kg이 나오는 추출 단계다.
Reason. 분리 단계의 부하는 처리해야 할 가스 양에 비례한다. 달 가스에서는 헬륨-3 1 kg당 헬륨-4가 3,100 kg(원자 수 비 약 1/2,340) 함께 나오므로, 증류 대상 가스의 양은 이 비율로 정해진다. 반면 추출 단계의 부하는 레골리스 질량에 비례하며, 농도 10 ppb는 바꿀 수 없는 자연 조건이다. 에너지 사슬에서 규모를 결정하는 항은 농도가 가장 낮은 단계, 곧 레골리스에서 가스를 꺼내는 단계다.
Example. Mark III 설계값을 역산하면 헬륨-3 1 kg당 태양열 약 1,470 MWh, 전기 약 42 MWh다. 여기에 분리용 냉동기 부하를 더해도 순서가 바뀌려면 냉동기가 태양열 부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야 하는데, 헬륨-4 3,100 kg을 증류하는 부하가 레골리스 556 t/h 가열과 같은 규모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분리 단계 실제 전력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시스템 변수로 옮기면 순환 구조가 분명하다. 가열 열회수율이 85%에서 떨어지면 집광기 면적이 늘고, 집광기 면적이 늘면 착륙 질량과 전개 기구가 늘고, 그만큼 발사 횟수와 비용이 증가한다.
Point. 따라서 7월 20일 발표의 의미는 “달 채굴 기술이 준비됐다”가 아니라 “사슬의 마지막 고리가 지상 인프라 위에서 먼저 닫혔다”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 달 헬륨-3의 성패는 열회수율과 굴착 처리량, 곧 뜨거운 절반의 에너지 효율이 가른다.
반론과 제약. 분리 단계가 쉬워진다는 서술에는 제약이 따른다. 달 가스에는 수소·물·일산화탄소·메탄이 헬륨-3보다 수천 배 많이 섞여 있어, 극저온 증류 전에 이들을 모두 제거하는 전처리가 필요하다. 이 전처리 단계의 에너지는 Cold Capture 발표 범위 밖이다. Worst-case로는 목표 지역의 농도가 문헌 하한보다 낮거나 입도 분포가 불리해, 같은 산출량에 굴착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경우를 상정해야 한다. 이 경우 에너지 요구량도 거의 비례해서 커진다.
지상 시험과 우주 환경의 괴리. 지상 분리 공정은 중력 하의 기액 분리, 상온 대류 배열, 안정적인 전력망을 전제한다. 달에서는 1/6 G의 기액 거동, 진공 복사 방열, 낮과 밤의 극단적 온도 변화, 그리고 레골리스 먼지의 마모가 동시에 작용한다. 지상에서 얻은 99% 순도는 분리 원리의 확인이지, 달 표면 장비의 순도·수율·가동률을 보증하지 않는다.
경계 조건(BC) 주석. (1) 레골리스 농도는 Olson(AIAA ASCEND 2021)의 보수 가정값 10 ppb를 썼고, 10만 톤/kg은 100% 회수를 가정한 산술값이다. (2) 1 kg당 에너지(태양열 약 1,470 MWh, 전기 약 42 MWh)는 Mark III 설계값(12.3 MW, 350 kW, 연 3,942 h, 연 33 kg)을 나눈 값으로, 하드웨어 실측이 아니다. (3) 달 가스의 He-3/He-4 비(약 1/2,340)는 같은 논문 표의 부산물 질량(He-4 3,100 kg/He-3 1 kg)을 원자 수 비로 환산한 값이다. (4) 카르노 계수는 4.2 K 냉각, 배열 300 K 및 100 K를 가정한 이상 사이클 하한이며, 실제 냉동기 효율은 이보다 훨씬 낮다. (5) 밤 표면 온도 약 100 K는 일반 문헌의 대표값이며 위도·지형에 따라 다르다. (6) Cold Capture 공정의 전력 소비, 처리 유량, 운전 온도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 요약 항목 | 내용 |
|---|---|
| 사건 | 2026-07-20 Interlune, Cold Capture 극저온 증류로 Grade A 헬륨에서 순도 99% 헬륨-3 생산 발표 |
| 핵심 제원 | 미국 헬륨 약 810억 L 전면 적용 시 연 최대 2.5 kg(회사 추정) |
| 달 공정 기준값 | 레골리스 10 ppb, 700 °C 가열, Mark III 태양열 12.3 MW·전기 350 kW·연 33 kg |
| 핵심 통찰 | 지상 실증은 사슬의 차가운 고리를 닫았고, 전력 병목은 1 kg당 약 1,470 MWh의 열이 드는 뜨거운 고리(추출)에 있다 |
| 숨은 제약 | 수천 배 많은 부산물 가스의 전처리, 낮 가열·밤 증류 분할에 따른 20 MPa 저장 탱크 질량 |
| 확인 필요 | Cold Capture 전력 소비·유량, 달용 분리기 설계, 목표 지역 실제 농도 |
정리하면, 헬륨-3는 캐내는 순간이 아니라 데우는 순간에 가장 많은 전력을 요구하며, 이번 발표는 그 반대편 끝을 먼저 증명한 사례다.
본 글은 Interlune 보도자료(2026-07-20, 2025-05-07), NASA 케네디 우주센터 Aaron Olson의 AIAA ASCEND 2021 논문 공개 자료를 근거로 작성했다. 가정값은 본문에 명시했으며, 확인되지 않은 항목은 추정하지 않고 “확인 필요”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