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SUE 2026 · W39 | 위성·궤도기술
위성항법은 반세기 가까이 중궤도(MEO, Medium Earth Orbit)의 전용 신호로 돌아갔고, 이동통신은 지상에서 따로 돌아갔다. 두 세계는 서로의 보정값을 주고받을 뿐 같은 신호를 쓰지 않았다. 그런데 2026년 9월 15일, ESA가 저궤도(LEO, Low Earth Orbit) 실증위성 Celeste IOD-2가 3GPP 규격을 그대로 따르는 5G 측위 신호를 궤도에서 송신하고 지상에서 수신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휴대폰이 알아듣도록 설계된 신호가 궤도에서 내려온 것이다. 이 실증이 항법 시스템의 전력 구조에 던지는 질문은 하나다 — 거리가 40배 가까워지면 전력은 정말 줄어드는가.
큐브샛이 3GPP 표준 신호를 쏘다
ESA 발표에 따르면 Celeste IOD-2 위성은 2026년 8월 27일 S-band로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 규격을 준수하는 5G 측위 신호를 송신했다. 신호는 지상에서 성공적으로 수신·기록됐고, 거동과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분석이 진행 중이다. ESA는 이를 “이런 종류로는 최초(first-of-its-kind)”인 궤도 실증으로 규정했다.
송신된 신호는 5G 측위 체계에서 대표적인 두 가지다 — 5G NR 하향링크 측위 기준신호(DL-PRS, Downlink Positioning Reference Signals)와 협대역 측위 기준신호(NPRS, Narrowband Positioning Reference Signals). ESA가 강조한 대목은 이 신호들이 표준화된 비독점 신호라는 점이다. 전용 항법 신호가 아니므로, 원리적으로 위성이 휴대폰이나 저전력 사물인터넷(IoT) 단말과 직접 통신할 수 있는 경로가 열린다.
Celeste IOD 위성 두 기는 2026년 3월 발사됐다. IOD-2는 Thales Alenia Space가, IOD-1은 GMV가 각각 주계약자로 개발했다. 캠페인이 검증하려는 기술 목록에는 온보드 궤도 결정, 시각 동기, L-band와 S-band 항법 신호의 생성·송신, 그리고 복원력 향상과 신규 서비스를 위한 실험 파형이 포함된다. ESA Celeste 프로그램 매니저 Roberto Prieto-Cerdeira는 측위와 연결성의 결합이 직접단말연결(D2D, Direct-to-Device)과 IoT 응용에서 특히 매력적이며, 단말 하나가 두 기능을 모두 지원하게 되면 보급 속도와 효율이 함께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S-band를 고른 이유
주파수 선택도 의도적이다. S-band는 이미 위성통신과 D2D 서비스 쪽에서 관심이 높은 대역이다. 이 대역에서 3GPP 측위 신호를 실증했다는 것은 측위 기능을 미래 비지상망(NTN, Non-Terrestrial Networks) 시스템이 실제로 쓸 주파수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뜻이 된다. 동시에 L-band를 쓰는 기존 GNSS 신호에 대한 주파수 다양성도 확보된다.
비지상망은 위성과 고고도 기구·드론 같은 플랫폼으로 5G, 나아가 6G 연결성을 지상 인프라 밖으로 확장하는 통신망을 말한다. 현재 지상 5G 망은 갈릴레오나 GPS 같은 GNSS의 측위 서비스를 보정값으로 지원하는 위치에 있다. 연구 방향은 그 관계를 한 단계 진전시켜, 비지상망이 연결성뿐 아니라 기존 GNSS를 보완하는 독립적 측위 정보원이 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3GPP는 차기 릴리스 21에서 관련 역량을 정의하는 중이다.
그림 1. LEO-PNT와 MEO GNSS의 전력 대비(개념도). 거리비와 dB 값은 본문 가정에 따른 계산이며 축척은 비례하지 않는다.
| 항목 | MEO GNSS (예: GPS) | LEO-PNT (Celeste IOD 계열) |
|---|---|---|
| 공칭 고도 | 약 20,200 km (가정: GPS 공칭값) | 수백 km급 (실제 고도 확인 필요) |
| 천정 방향 거리비 | 기준 1 | 약 1/40.4 (가정: LEO 500 km) |
| 자유공간 손실 차 | 기준 | 약 32 dB 유리 |
| 동일 수신전력 기준 필요 EIRP | 기준 1 | 약 1/1,600 |
| 사용 대역 | L-band | S-band (본 실증 기준) |
| 신호 종류 | 전용 항법 신호 | 5G NR DL-PRS / NPRS (3GPP 표준) |
| 상시 가시성 확보 방법 | 소수 위성의 장시간 가시 | 다수 위성의 단시간 릴레이 |
| 식(eclipse) 주기 | 길고 드묾 | 짧고 잦음 → 배터리 사이클 수 급증 |
표의 계산은 단순하다. 고도 20,200 km와 500 km의 비는 40.4배이고, 자유공간 손실은 거리 제곱에 비례하므로 차이는 20·log10(40.4) ≈ 32.1 dB, 전력비로는 약 1,600배다. 다만 이 수치는 천정 방향 최단 거리를 쓴 것이고, 저고도일수록 저앙각에서 거리가 급격히 늘어난다는 점은 반영하지 않았다. 즉 32 dB는 LEO에 가장 유리한 조건에서의 상한값이다.
전력·에너지 관점
Point. LEO에서 측위 신호를 쏘는 것의 진짜 쟁점은 신호를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라, 수백에서 수천 기가 각자 얼마의 전력으로 계속 쏠 수 있느냐다.
Reason. 위성 한 기만 보면 LEO는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같은 수신 전력을 얻는 데 필요한 EIRP가 약 1/1,600이므로, 큐브샛급 전력 예산으로도 표준 규격 신호를 실제로 송신할 수 있다. Celeste IOD-2가 이를 실증했다. 그러나 측위는 한 기로 성립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충분한 수의 위성을 동시에 봐야 하고, LEO 위성은 수 분 만에 지평선 아래로 사라진다. 상시 가시성을 유지하려면 위성 수가 크게 늘어난다. 전력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한 기에서 덜어낸 만큼 수백 기로 흩어진다.
Example. 흩어진 전력에는 규모의 경제가 잘 통하지 않는다. 신호 송신 전력은 위성 수에 비례해 줄어들지만, 전력계에 상시 붙어 있는 항목은 그렇지 않다. 측위 정확도는 신호 세기만이 아니라 궤도 결정 정밀도와 시각 동기 안정도가 좌우한다. 온보드 궤도 결정 연산, 기준 발진기의 온도 제어, 자세 제어는 위성 수만큼 그대로 곱해진다. 여기에 LEO 특유의 부담이 더해진다 — 궤도 주기가 약 90~100분이므로 식 구간을 하루에 14~16회 통과하고, 이는 3년만 운용해도 배터리 충방전 사이클이 1만 5천 회를 훌쩍 넘는다는 뜻이다. MEO GNSS 위성이 같은 기간에 겪는 사이클 수와는 자릿수가 다르다. 사이클 수명을 확보하려면 방전심도(DoD)를 낮춰야 하고, 낮은 DoD는 곧 더 큰 배터리, 더 큰 질량이다.
Point. 그래서 “단말 하나로 연결성과 측위를 모두”라는 사용자 편익은, 궤도에서는 “버스 하나로 두 기능을 모두”라는 전력 배분 문제로 되돌아온다. 통신 페이로드와 측위 페이로드가 같은 태양전지판과 같은 배터리를 나눠 쓰는 순간, 통신 트래픽 피크와 측위 신호의 상시 송신이 같은 전력 예산 안에서 경쟁한다.
반론과 제약. 낙관적으로 보면 두 기능의 통합은 오히려 효율적이다. 안테나와 전력 변환단을 공유하면 중복이 줄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악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하면 제약이 분명하다. 측위 신호는 사용자가 있든 없든 끊기면 안 되는 상시 방송인 반면 통신은 수요에 따라 변동한다. 전력이 부족할 때 통신을 줄이면 서비스 품질 저하로 끝나지만, 측위 방송을 줄이면 해당 시간대 해당 지역의 측위가 성립하지 않는다. 우선순위가 다른 두 부하를 한 버스에 얹는 것은 설계 난이도를 낮추는 일이 아니다.
지상 시험과 우주 환경의 괴리. 이번 실증은 궤도에서 송신한 신호를 지상 설비로 수신·기록한 단계이며, ESA도 데이터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전용 수신 설비가 확보한 링크 성능과, 실제 휴대폰이나 저전력 IoT 모듈이 도심 다중경로 환경에서 확보할 링크 성능은 별개다. 단말 안테나 이득과 잡음지수, 배터리 제약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궤도 실증 성공을 소비자 단말 측위 가능성으로 확대 해석하지 않는 것이 이 단계에서 정확한 독해다.
경계 조건(BC) 주석. 본문 링크 계산의 전제: (1) 고도는 GPS 공칭 20,200 km와 LEO 예시 500 km를 가정했으며 Celeste IOD 위성의 실제 고도는 미확인, (2) 거리는 천정 방향 최단 거리 — 저앙각 손실 증가 미반영, (3) 자유공간 손실만 비교하며 대기·강우·다중경로 감쇠는 제외, (4) 송수신 안테나 이득은 동일하다고 가정, (5) 배터리 사이클 수는 궤도주기 90~100분 가정에서의 산술 추정이며 실제 식 구간 비율은 궤도면과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 요약 항목 | 내용 |
|---|---|
| 사건 | ESA Celeste IOD-2가 2026-08-27 S-band로 3GPP 규격 5G 측위 신호 송신, 지상 수신 성공 (2026-09-15 발표) |
| 신호 | 5G NR DL-PRS, NPRS — 표준·비독점 신호로 D2D·IoT 단말 직접 수신 가능성 |
| 체계 | IOD-1(GMV), IOD-2(Thales Alenia Space) 2기, 2026년 3월 발사 |
| 링크 산술 | LEO는 동일 수신전력 기준 EIRP 약 1/1,600 (가정 조건에서 약 32 dB 유리) |
| 핵심 통찰 | 위성당 전력은 줄지만 상시 가시성 확보에 위성 수가 늘어 시스템 총 전력은 분산·증가 |
| 숨은 제약 | LEO는 식 통과가 하루 14~16회 → 배터리 사이클 급증 → DoD 저감 → 배터리 질량 증가 |
| 확인 필요 | Celeste IOD 실제 고도·전력 제원, 송신 EIRP, 온보드 클록 사양, 소비자 단말 수신 성능 |
요약하면 LEO-PNT는 전력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전력 문제의 위치를 옮긴 구조다. 위성 한 기의 송신기에서 수백 기의 상시 부하와 배터리 수명으로.
ISSUE 2026 · W39 — 이번 주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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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2 (화)950 W로 식물의 숨결을 듣는다 — FLEX가 드러낸 광자 예산과 전력 예산
- 9/23 (수)휴대폰이 알아듣는 신호를 궤도에서 쏘다 — Celeste와 LEO-PNT의 전력 산술 (지금 읽는 글)
- 9/24 (목)불을 붙이면 끌 수 없다 — Artemis III 고체 부스터가 전력계에 남기는 것
본 글은 ESA가 2026년 9월 15일 공개한 Celeste 실증 발표 내용을 근거로 작성했다. 링크 계산은 본문에 명시한 가정값에 기반한 산술 예시이며, 실제 시스템 제원이 아니다.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은 항목은 추정하지 않고 “확인 필요”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