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SUE 2026 · W33 | 발사체 & 뉴스페이스
뉴스페이스 경쟁의 한가운데에는 늘 발사비가 있다. 일회용 로켓 시대에는 한 번 쏘아 올린 기체가 바다에 버려졌고, 발사 1회 비용은 사실상 기체 전체의 제작비였다. 2026년 7월 9일, 팰컨 9(Falcon 9) 1단 부스터 B1067이 36번째 비행을 마치고 드론십에 내려앉았다. 같은 해 스타십은 두 차례 비행에서 2단은 계획대로 인도양에 착수했지만 슈퍼 헤비 부스터를 연달아 잃었고, 뉴 글렌은 처음으로 재사용 부스터를 회수했다. 1단 재사용은 일상이 됐지만 2단까지 되살리는 완전 재사용은 여전히 극한 환경의 문턱 앞에 서 있다. 그렇다면 재사용은 발사비를 실제로 얼마나 낮췄고, 그 하락은 위성의 전력계 설계에 어떤 모양으로 되돌아오는가.
공개 수치로 본 발사비의 변화
재사용 논의에서 가장 흔한 오류는 추정 원가를 사실처럼 인용하는 것이다. 이 글은 공식 공개 수치만 쓴다. SpaceX가 공개한 서비스 자료(Capabilities and Services)에 따르면 팰컨 9의 표준 가격은 2026년까지의 표준 지불 조건 기준 7,400만 달러이며, 정지천이궤도(GTO, Geostationary Transfer Orbit) 기준 최대 5.5 t 탑재 조건으로 제시된다. 같은 자료의 저궤도(LEO, Low Earth Orbit) 최대 성능 22,000 kg은 기체를 회수하지 않는 완전 소모 조건의 값이다.
장기 추세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 연구센터의 해리 존스(Harry W. Jones)가 2018년 국제환경시스템회의(ICE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Environmental Systems)에 발표한 분석이 정리했다. 2018년 달러 기준 kg당 저궤도 발사비는 우주왕복선 약 61,700달러, 1970~2000년 평균 약 18,500달러, 팰컨 9 약 2,700달러, 팰컨 헤비 약 1,400달러로 제시됐다. 흥미롭게도 같은 논문은 우주왕복선의 사례를 들어 재사용이 그 자체로 비용을 낮춘 적은 아직 없다고 지적하고, 팰컨 9의 재정비 비용이 신규 제작비의 절반에 훨씬 못 미친다는 점을 달리 본 근거로 들었다.
즉 발사비 하락은 재사용 하나가 아니라 설계 단순화, 수직 통합, 높은 발사 빈도가 겹친 결과다. 회사별 실제 원가나 회당 재정비비는 공식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이 글에서는 추정하지 않는다.
세 가지 재사용 방식의 현주소
팰컨 9는 1단만 회수한다. Block 5 도입 당시 SpaceX는 점검만으로 10회, 재정비를 거쳐 최대 100회 비행을 목표로 제시했다. Spaceflight Now 보도에 따르면 7월 9일 B1067의 36번째 비행은 SpaceX의 635번째 부스터 착륙이었다. 반면 2단과 페어링 일부는 여전히 소모성이어서, 발사마다 새 2단을 만들어야 한다는 구조적 하한이 남는다.
스타십은 1단 슈퍼 헤비와 2단 스타십을 모두 회수하는 것을 지향한다. 2024년 10월 13일 발사탑의 팔로 부스터를 붙잡는 첫 포획에 성공했고, 7차 비행에서 포획한 B14를 9차 비행에 재투입해 1단 재비행을 실증했다. 그러나 2026년 5월 22일 12차 비행에서는 분리 직후 부스터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뒤집히며 엔진 대부분이 정지해 멕시코만에 추락했고, 미국 연방항공청(FAA,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이 사고 조사를 요구했다. 7월 24일 13차 비행에서도 2단은 엔진 재점화 후 인도양에 제어 착수했지만, 부스터는 착륙 연소에서 13기 중 10기만 재점화돼 파괴됐다. 2단 포획은 아직 시도되지 않았고, 먼저 궤도 진입이 필요하다고 밝힌 단계다.
뉴 글렌은 2025년 11월 13일 NG-2에서 첫 부스터 착륙에 성공했고, 2026년 4월 19일 NG-3에서 그 부스터를 재사용해 다시 착륙시켰다. 다만 NG-3는 위성을 목표와 다른 궤도에 투입했고, 2단은 소모성이다. 세 방식 모두 1단 회수는 실증했지만, 2단 회수를 실증한 기체는 아직 없다.
그림 1. 왼쪽은 회수형 1단이 비행 구간별로 요구하는 전력 부하의 개념도, 오른쪽은 kg당 발사비 하락이 위성 전력계 마진으로 되먹임되는 구조다. 구간별 전력량은 공개되지 않아 수치 없이 표시했다.
| 구분 | 일회용 로켓 | 부분 재사용(팰컨 9, 뉴 글렌) | 완전 재사용 지향(스타십) |
|---|---|---|---|
| 회수 대상 | 없음 | 1단 | 1단과 2단 |
| 회수 실증(2026-08 기준) | 해당 없음 | 팰컨 9 단일 부스터 36회 비행, 뉴 글렌 1회 재비행 | 1단 포획·재비행 실증, 2단 회수는 미실증 |
| 발사당 소모 요소 | 기체 전체 | 2단, 추진제, 재정비 | 추진제, 재정비(목표) |
| 공개 가격 | 기체별 상이 | 팰컨 9 표준 7,400만 달러 | 미공개 |
| 회수 구간 구동 방식 | 해당 없음 | 팰컨 9: 터보펌프 유압 추력 편향 제어(TVC, Thrust Vector Control), 티타늄 그리드핀 | 전기식 TVC, 전기 구동 그리드핀, 배터리 탑재 |
표가 말해 주는 것은 경쟁의 초점이 이미 1단에서 2단으로 옮겨 갔다는 점이다. 1단 회수는 세 진영 모두 실증했으므로 남은 발사비 하락 폭은 2단이 쥐고 있으며, 그 2단은 궤도에서 재진입까지 버텨야 하는 가장 가혹한 조건의 기체다.
반복 가동 설비가 된 발사체
지상 현황. 항공기와 발전용 가스터빈은 비행 횟수나 기동 횟수를 세어 부품 수명을 관리한다. 1기압, 상온 근처의 정비고에서 분해 점검이 가능하고, 배터리와 액추에이터는 정해진 사이클마다 교체된다.
우주 적용 시 변화. 회수형 1단은 한 번의 비행 안에서 극저온 추진제(액체산소 약 90 K)에 인접한 탱크 구조, 고공의 준진공, 재진입 공력 가열, 착륙 시 수 G 수준의 감속을 연달아 겪는다(가속도 크기는 기체별 공개 자료 없음, 확인 필요). 전원은 기체 내부 배터리뿐이며, 착륙 직전 최대 제어 부하가 걸리는 순간에 배터리는 가장 차갑고 가장 많이 방전된 상태일 수 있다.
연결 원리. 두 세계를 잇는 원리는 사이클 기반 수명 관리다. 차이는 한 사이클의 가혹도다. 지상 설비의 수백 사이클과 발사체의 수십 사이클이 같은 누적 손상을 뜻할 수 있으므로, 재사용 발사체의 전력계는 소모품 기준이 아니라 설비 기준으로 신뢰성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전력·에너지 관점
Point. 재사용은 발사체를 “추진제로 움직이는 기계”에서 “착륙까지 전기가 살아 있어야 하는 기계”로 바꿨고, 그 결과 낮아진 발사비는 위성의 질량 여유를 거쳐 전력 여유로 되돌아온다.
Reason. 일회용 1단은 분리 직후 전원이 꺼져도 임무에 영향이 없었다. 회수형 1단은 분리 이후에도 유도·항법, 냉가스 추력기 밸브, 그리드핀, 착륙 연소 재점화 제어가 모두 작동해야 한다. 팰컨 9는 엔진 짐벌을 터보펌프가 공급하는 고압 유체로 구동해 별도 유압 동력원을 줄였고, 슈퍼 헤비는 1차 비행 이후 추력 벡터 제어(TVC, Thrust Vector Control)를 전기식으로 바꿔 유압 동력장치를 없앴으며, 개당 약 3 t인 그리드핀도 전기로 구동하고 외부 칭(chine) 안에 배터리를 싣는다. 구동 에너지가 배터리 하나로 모이면, 착륙 성공률은 배터리 출력 여유와 직결된다. 한편 발사 쪽의 kg당 비용 하락은 위성 설계자에게 같은 kg이 싸졌다는 신호다.
Example. 저궤도 위성에 전력 마진 500 W를 더한다고 가정한다. 어레이 비출력 100 W/kg, 배터리 비에너지 150 Wh/kg, 일식 35분, 방전 심도(DoD, Depth of Discharge) 0.3을 가정하면 어레이 5 kg, 배터리 약 972 Wh에 해당하는 약 6.5 kg이 필요해 합계 약 11.5 kg이다. 존스의 kg당 단가를 곱하면 우주왕복선 기준 약 71만 달러, 팰컨 9 기준 약 3.1만 달러다. 공개 가격 7,400만 달러를 완전 소모 성능 22,000 kg으로 나눈 약 3,364달러/kg을 쓰더라도 약 3.9만 달러다. 같은 전력 마진의 발사 비용이 약 20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Point. 따라서 발사비 하락의 가장 조용한 효과는 위성 전력계 최적점의 이동이다. 질량을 극한까지 깎던 설계에서, 방전 심도를 낮춰 배터리 사이클 수명을 늘리고 어레이의 수명 말기(EOL, End of Life) 마진을 두껍게 잡는 설계로 무게중심이 옮겨 간다.
반론과 제약. 이 되먹임은 공짜가 아니다.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면, 무거워진 위성은 저궤도에서 넓은 어레이 면적 때문에 대기 항력이 늘고, 항력 증가 → 궤도 유지 추진제·전기추진 전력 증가 → 어레이 추가 확대 → 질량 증가 → 발사 비용 증가라는 순환으로 절감분을 되갚는다. 발사체 쪽에서도 배터리 저온 성능 저하나 착륙 연소 재점화 실패가 곧 기체 손실로 이어진다는 점이 스타십의 연속 부스터 손실에서 드러났다. 완전 재사용의 절감 효과는 2단 회수 실증 전까지 가정의 영역에 있다.
지상 시험과 우주 환경의 괴리. 배터리와 액추에이터의 지상 사이클 시험은 대개 상온·1기압 또는 단일 조건 열진공에서 수행된다. 실제 회수 비행은 극저온 탱크 인접 냉각, 진동, 재진입 가열이 수 분 안에 겹치는 복합 하중이므로 지상 수명 데이터를 비행 수명으로 확언할 수 없다. 36회 비행이라는 실적도 특정 부스터의 기록일 뿐, 전력 부품의 교체 이력은 공개되지 않았다.
경계 조건(BC) 주석. (1) 전력 마진 계산은 저궤도 원궤도, 일식 35분, 충전 손실과 셀 온도 효과 무시를 가정했다. (2) 어레이 100 W/kg, 배터리 150 Wh/kg, 방전 심도 0.3은 설명용 가정값이다. (3) kg당 단가 2,700달러와 61,700달러는 2018년 달러 기준 문헌값이며 물가 보정을 하지 않았다. (4) 3,364달러/kg은 회수 조건 가격을 완전 소모 성능으로 나눈 값이라 실제 단가보다 낮게 계산되는 하한 추정이다. (5) 발사체 배터리 용량, 그리드핀·TVC 소비 전력, 재정비 비용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아 계산에 넣지 않았다.
| 요약 항목 | 내용 |
|---|---|
| 사건 | 2026-07-09 팰컨 9 B1067 36회 비행, 스타십 12·13차 비행 부스터 손실, 뉴 글렌 NG-3 첫 부스터 재사용 |
| 핵심 제원 | 팰컨 9 표준 가격 7,400만 달러, LEO 최대 22,000 kg(완전 소모), kg당 발사비 약 61,700달러→약 2,700달러(2018년 문헌) |
| 핵심 통찰 | 발사비 하락은 위성 전력계의 최적점을 “최소 질량”에서 “낮은 방전 심도·두꺼운 EOL 마진”으로 옮긴다 |
| 숨은 제약 | 2단 회수는 미실증이며, 무거워진 저궤도 위성은 항력·추진 전력 순환으로 절감분을 되갚는다 |
| 확인 필요 | 발사체 배터리 용량·전력 예산, 회당 재정비비, 스타십 가격, 전력 부품 교체 이력 |
정리하면, 재사용 로켓 경쟁은 발사체를 전기로 끝까지 버텨야 하는 기계로 만들었고, 그 대가로 얻은 kg의 가격 하락은 위성이 전력 마진을 사는 환율을 바꿨다.
본 글은 SpaceX 서비스 자료(Capabilities and Services, 2026년 기준 가격표), NASA 기술보고서(Harry W. Jones, 2018, ICES), Spaceflight Now(2026-07-09, 2026-05-27), 스타십·뉴 글렌 비행 기록을 정리한 공개 자료를 근거로 작성했다. 가정값은 본문과 경계 조건 주석에 명시했으며, 기업이 공개하지 않은 원가·전력 수치는 추정하지 않고 “확인 필요”로 남겼다.
1차 출처: SpaceX, Capabilities and Services (Falcon 9 standard price through 2026) · NASA NTRS, Harry W. Jones, The Recent Large Reduction in Space Launch Cost, ICES 2018 (July 2018)
참고 자료: Spaceflight Now, SpaceX launches Falcon 9 rocket on record-breaking 36th flight, 2026-07-09 · Spaceflight Now, FAA requires SpaceX-led mishap investigation before resumption of Starship launches, 2026-05-27 · Wikipedia, Starship flight test 12 / 13 · Wikipedia, SpaceX Super Heavy (electric TVC, grid fins, batteries, catch history) · Wikipedia, List of New Glenn launches · Wikipedia, SpaceX Merlin / Falcon 9 Full Thrust (TVC hydraulics, titanium grid fins, Block 5 reuse go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