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 없이 영원히 나는 위성? 대기를 들이마시는 초저궤도 위성의 전력 청구서

대기흡입전기추진 ABEP 초저궤도 VLEO 위성 개념도

뉴스페이스 위성군은 더 낮게, 더 가볍게, 더 오래 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런데 초저궤도(Very Low Earth Orbit, VLEO)로 내려갈수록 대기 항력이 위성의 연료 탱크를 순식간에 비운다는 가혹한 대가가 따른다. 스페인 스타트업 Kreios Space는 연료 대신 대기 자체를 들이마시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정말로 “공짜 추진제”라는 말이 성립할까.

VLEO가 매력적인 이유와 대가

고도 300~400km 이하의 VLEO는 지상 해상도, 통신 지연, 발사 비용 면에서 저궤도(Low Earth Orbit, LEO)보다 유리하다. 문제는 이 고도에서 잔존 대기 밀도가 급격히 높아진다는 점이다. 대기 항력은 위성의 궤도 에너지를 계속 갉아먹고, 전통적인 화학·전기추진 위성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탑재 추진제를 소모하며 궤도를 유지한다. 추진제가 바닥나면 그것으로 임무는 끝난다 — VLEO의 이점을 누리려 할수록 임무 수명은 짧아지는 역설이 생긴다.

Kreios의 답: 흡입, 이온화, 가속

Kreios Space의 대기흡입전기추진(Air-Breathing Electric Propulsion, ABEP) 시스템은 산소·질소 같은 잔존 대기 분자를 흡입구로 포집해 헬리콘 플라즈마 추진기에서 이온화한 뒤 가속해 추력을 낸다. 2026년 8월 공개된 계획에 따르면 Kongsberg NanoAvionics의 200kg급 MP42 위성 버스를 이용해 2028년 고도 300~350km에서 실증 비행에 나선다. 탑재 연료 없이 대기 자체를 추진제로 쓰기 때문에 이론상 궤도 유지에 필요한 추진제 질량 제약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 매력이다.

잔존 대기 (고도 300~350km) 헬리콘 플라즈마 추진기 대기 분자 흡입 플라즈마 추력 태양전지 (전력원)

전통 위성 대 ABEP 위성

구분추진제임무 수명 제약필요 전력항력 보상 방식
전통 저궤도 전기추진 위성제논 등 탑재 추진제추진제 고갈 시점추진기 가동 시 간헐적주기적 궤도 상승 기동
Kreios ABEP 위성대기 분자(탑재 불필요)이론상 태양전지 수명에 종속연속적, 상시 이온화·가속지속적 저추력 보상

이 비교의 시사점은 명확하다. ABEP는 “질량 예산” 문제를 풀었지만, 그 대가로 “연속 전력 공급”이라는 새로운 상시 부담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전력·에너지 관점

“연료 없는 위성”이라는 표현은 절반만 맞다. 추진제는 무료지만, 그 추진제를 이온화하고 가속하는 전기는 결코 무료가 아니다.

이유는 헬리콘 플라즈마 추진이 본질적으로 전기추진이라는 데 있다. 대기 분자를 흡입한들 이를 플라즈마로 바꾸고 자기장으로 가속하는 데는 지속적인 전력이 필요하며, 이 전력은 결국 태양전지판이 실시간으로 감당해야 한다. 게다가 VLEO는 LEO보다 지구 그림자에 들어가는 식(蝕) 주기가 짧고 잦아 배터리 충방전 사이클 횟수가 늘어나고, 대기 항력을 상쇄하기 위한 연속 추력 요구는 태양전지판 면적을 더 키우라고 요구한다.

가상 계산으로 감을 잡아보자(경계조건: Kreios의 실제 전력 사양은 미공개이며, 아래는 헬리콘 플라즈마 추진기 일반 사양 범위를 참고한 추정치). 200kg급 버스에 실을 수 있는 소형 헬리콘 추진기가 연속 가동에 약 100~200W를 요구한다고 가정하면, 이는 동급 소형위성 태양전지판 발전량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이며, 통신·자세제어·탑재체 전력과 항상 경합하게 된다. 즉 항력이 심할수록 더 많은 추력이, 더 많은 추력은 더 많은 전력이, 더 많은 전력은 더 큰 태양전지판이 필요해지는 순환 구조다 — 태양전지판이 커지면 오히려 위성의 항력 단면적도 함께 늘어난다는 역설까지 뒤따른다.

결국 ABEP는 위성 설계의 병목을 “연료탱크 질량 예산”에서 “태양전지·배터리 전력 예산”으로 옮겨놓은 것에 가깝다. 2028년 실증 비행에서 검증해야 할 것은 추진기의 이온화 효율만이 아니라, 이 전력 순환 구조가 실제 궤도 환경에서도 수지타산이 맞는지다.

요약

항목내용
기술대기흡입전기추진(ABEP), 헬리콘 플라즈마 추진기
실증 계획2028년, 고도 300~350km, NanoAvionics MP42 200kg 버스
핵심 장점탑재 추진제 불필요 → 질량 예산 절감
핵심 대가연속 전력 요구 → 태양전지·배터리 부담 증가

경계조건: 본문의 추진기 소비전력 수치는 Kreios Space의 공식 제원이 공개되지 않아 헬리콘 플라즈마 추진기 일반 사양 범위를 참고한 가상 시나리오이며, 실제 수치와 다를 수 있다.

본 글은 Cosmoess의 단독 시점으로 작성되었으며, 지상·시뮬레이션 검증 결과를 실제 궤도 성능으로 확언하지 않는다. 최신 실증 일정은 공식 발표를 통해 재확인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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