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태양광, 밤을 저장 아닌 위치로 없앤다 — 정지궤도 72분의 식과 35,786 km 빔 확산의 전력 체인

정지궤도 우주태양광 위성이 마이크로파 빔으로 지상 렉테나에 전력을 보내는 모습을 표현한 커버 이미지

ISSUE 2026 · W34 | 우주 전력·에너지 시스템

Ember의 2026년 4월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세계 태양광 발전량은 2,778 TWh에 이르렀다. 그러나 해가 지면 발전량은 0이 되고, 그 공백은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가 메운다. 2026년 8월 17일, 영국의 우주에너지 연합체 SEI(Space Energy Initiative)는 백서를 내고 정지궤도(GEO, Geostationary Earth Orbit)에 MW급 우주태양광(SBSP, Space-Based Solar Power) 시범 위성을 5년 안에 올릴 수 있도록 정부 공동펀딩을 요구했다. 밤을 배터리로 “버티는” 대신 발전소를 밤이 거의 오지 않는 극한 환경의 고도로 옮기겠다는 발상이다. 그렇다면 궤도로 올라간 발전소는 정말 밤을 없애는가, 그리고 그 대가로 전력 체인의 어디에서 에너지를 잃는가.

무엇이 발표됐나 — 백서, 공동펀딩, 그리고 360도 송전

위성 전문 매체 SatNews의 8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SEI는 「The Case for Space Based Solar Power」라는 백서에서 정지궤도 MW급 시범 플랜트를 5년 안에 배치하고 이후 GW급 상업 공급으로 확장하는 경로를 제시했다. 회원사 Space Solar는 2024년 10월 아이슬란드에 2030년까지 30 MW 초기 플랜트를 가동하겠다는 협약도 발표한 바 있으며(이번 시범 위성과의 관계는 확인 필요), 자사 CASSIOPeiA 플랫폼의 균등화발전비용(LCOE, Levelised Cost of Electricity)이 현재 MWh당 £30으로 추정되며, 재사용 발사체가 늘면 £10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산정 전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원문 기사에서 “CASSIOPeiA로 360도 무선전력전송(WPT, Wireless Power Transmission)을 시연했다”고 정리한 부분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2024년 4월 발표를 보면 시연 주체는 지름 약 0.5 m의 HARRIER 기술 실증기였고 시험은 퀸스 대학교 벨파스트에서 영국 우주청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구동부 없는 360도 빔 조향과 역지향(retrodirective) 제어가 핵심이었다. 송전 주파수, 송전 전력, 거리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밤은 사라지지 않는다 — 72분으로 압축될 뿐이다

정지궤도 위성도 그림자를 지난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의 GOES(Geostationary Operational Environmental Satellite, 정지궤도 환경위성) 기상위성 운용 자료에 따르면 정지궤도 식(eclipse) 시즌은 춘분과 추분 전후 각각 약 45일이며, 이 기간 위성은 하루 최대 72분 동안 배터리로 버텨야 한다. 식은 위성 경도 기준 현지 자정 무렵에 일어난다. 시즌 중 평균 식 시간을 최대값의 3분의 2(약 48분)로 가정하면 연간 식은 약 72시간, 1년의 약 0.8 %다.

여기서 첫 번째 관찰이 나온다. 영국 경도 부근에 자리 잡은 정지궤도 발전소의 “밤”은 영국 현지 자정 전후, 즉 전력 수요의 골짜기에 떨어진다. 우주태양광은 밤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하루 최대 72분으로 압축해 수요가 가장 낮은 시각으로 옮긴다. 2 GW 공급 기준 최악의 날 공백은 2 GW × 1.2 h = 2.4 GWh이며, 같은 2 GW를 지상 태양광으로 겨울밤 14시간 동안 메워야 한다고 가정하면 28 GWh가 필요하다. 저장 요구가 한 자릿수 배 이상 줄지만 0이 되지는 않는다.

전력 체인: 궤도 직류에서 계통까지

미국 항공우주국(NASA,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기술정책전략실(OTPS, Office of Technology, Policy and Strategy)이 2024년 1월 공개한 SBSP 보고서는 태양전지 효율 35 %, 직류(DC, Direct Current) 전압 변환 90 %, 직류-고주파(DC-RF, DC to Radio Frequency) 변환 70 %, 안테나 방사 90 %, 대기 통과 98 %, 빔 포착 95 %, 렉테나 수신 78 %를 가정했다. 이를 곱하면 궤도 직류 전력 100 중 지상 렉테나 직류로 남는 몫은 약 41이다(그림 1).

궤도 DC 전력 100이 지상 렉테나 DC로 남기까지 (NASA OTPS 가정값)050100100궤도 DC90DC-DC63DC-RF56.7안테나 방사55.6대기 통과52.8빔 포착41.2렉테나 RF-DC주황: 가장 큰 단일 손실은 궤도 위 DC-RF 변환이 손실은 진공에서 복사로만 버려야 하는 열이 된다태양전지 효율 35 %, 계통 연계 손실 제외 · 2.45 GHz 기준

그림 1. NASA OTPS 보고서(2024-01) 표 4의 효율 가정값을 누적한 전력 체인. 계통 연계 손실은 포함하지 않았으며, CASSIOPeiA의 실제 체인 효율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영국 Frazer-Nash 컨설팅의 2021년 정부 위탁 연구는 지름 1,700 m, 질량 약 2,000 t 위성에서 3 GW 이상을 발전해 계통에 약 2 GW를 보내는 참조 시스템(비율 약 0.6 이상)을 제시했다. 체인 효율은 아직 설계 입력이 아니라 가정이다.

항목지상 태양광 + ESS정지궤도 우주태양광
일조 공백매일 수 시간~십수 시간(위도·계절 의존)춘·추분 전후 각 약 45일, 하루 최대 72분
입사 조도대기 감쇠, 구름 영향대기권 밖 약 1,361 W/m²(AM0, Air Mass Zero)
변환 단계태양전지 → 인버터 → 계통 (+ 저장 충방전)태양전지 → DC-DC → DC-RF → 방사 → 대기 → 빔 포착 → 렉테나 → 계통
체인 효율(참고값)확인 필요(저장 경유 여부에 따라 상이)렉테나 DC까지 약 41 %(NASA 가정) ~ 0.6 이상(Frazer-Nash 참조)
수전 설비 규모패널 면적에 비례빔 회절이 결정 — 1.7 km 송전 개구에 6.7 km × 13 km 타원 렉테나(Frazer-Nash)
폐열 처리대류·전도 가능고진공(10⁻⁶ Torr 이하 수준)에서 복사만 가능

표의 시사점은 우주태양광이 “저장” 문제를 “변환 단계 수와 거리” 문제로 바꾼다는 점이다. 공백 시간은 극적으로 줄지만 그 대가로 변환 단계가 두 배 이상 늘고, 각 단계의 손실이 곱으로 누적된다.

밤을 없애는 거리가 곧 빔을 퍼뜨리는 거리다

정지궤도 고도 35,786 km는 지구 그림자를 거의 피하게 해 주는 바로 그 거리다. 그런데 같은 거리가 마이크로파 빔을 넓힌다. 원형 개구의 회절 한계는 대략 1.22 λ/D로, 2.45 GHz(파장 약 0.122 m)에서 송전 개구 1.7 km이면 지상 첫 영점 반지름은 약 3.1 km, 지름은 약 6.3 km다. 영국 위도에서 비스듬히 입사하는 효과를 더하면 Frazer-Nash의 6.7 km × 13 km 타원 렉테나와 맞아떨어진다.

이 식을 거꾸로 읽으면 시범 위성의 한계가 보인다. 송전 개구 지름 20 m, 방사 전력 1 MW를 가정하면 첫 영점 반지름은 약 267 km로 퍼지고, 원거리장 근사로 구한 빔 중심 전력 밀도는 약 16 µW/m²에 그친다. 개구를 줄인 “축소판” 정지궤도 실증기는 지상에 의미 있는 전력을 보낼 수 없다는 뜻이며, 시범 위성 개구·주파수·수전 목표는 확인 필요다.

지상의 저장, 궤도의 위치

지상 현황. 지상 태양광은 1기압·상온에서 대류 냉각을 누리며, 밤과 구름은 ESS 충방전으로 넘긴다. 폐열은 공기가 가져간다.

우주 적용 시 변화. 궤도에서는 일조 공백이 하루 최대 72분으로 줄어드는 대신, 모든 변환 손실이 고진공에서 복사로만 버려지는 열이 된다. 식 구간에는 km급 구조물이 수십 K 이상 급랭할 수 있고(정량값 확인 필요), 복귀 시 다시 가열되는 열 순환이 1년에 약 90회 반복된다.

연결 원리. 두 방식 모두 “시간 불일치”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지상은 에너지를 시간 축으로 옮기고(저장), 우주는 발전소를 공간 축으로 옮긴다(위치). 공간 이동의 비용은 변환 단계 수, 회절이 요구하는 개구 크기, 그리고 진공 방열로 청구된다.

전력·에너지 관점

Point. 우주태양광의 에너지 병목은 지상 렉테나만이 아니라 궤도 위 DC-RF 변환기가 만드는 폐열이다. 원문이 지목한 렉테나 효율은 체인의 마지막 한 단계일 뿐이다.

Reason. 그림 1에서 가장 큰 단일 손실은 DC-RF 변환의 30 %다. 렉테나 손실은 지상에서 공기와 땅이 식혀 주지만, 궤도 송전기의 손실은 방열판 면적으로만 해결된다. 방열판 면적은 질량이고, 질량은 곧 발사 횟수다.

Example. 계통 2 GW를 NASA 체인(렉테나 DC까지 41.2 %)으로 역산하면 궤도 직류 발전량은 약 4.86 GW다. DC-RF 입력 약 4.37 GW의 30 %인 약 1.31 GW가 궤도 위에서 열이 된다. 방열판 온도 350 K, 방사율 0.85를 가정하면 한 면당 방열 능력은 약 723 W/m²이고, 필요한 방열 면적은 한 면 기준 약 1.8 km², 양면 방열이라도 약 0.9 km²다. 지름 1.7 km 원판의 면적이 약 2.3 km²이므로, 송전면 뒤쪽 상당 부분이 방열판 역할을 겸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Point. 따라서 DC-RF 효율 1 %p 개선은 지상 수전 전력을 늘리는 동시에 궤도 방열 부담을 약 44 MW 줄인다(4.37 GW × 1 %). 우주태양광의 전력 설계에서 가장 값비싼 1 %는 렉테나가 아니라 궤도 송전기에 있다.

반론과 제약.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야 한다. 식 시즌에 km급 구조가 급랭하면 전력 전자장치와 배터리 보온용 히터 전력이 늘고, 이는 태양전지 면적 증가 → 구조 질량 증가 → 발사 횟수 증가로 이어진다(2024년 보도에서 CASSIOPeiA 조립에는 Starship 68회 발사가 필요하다고 언급됐다). NASA OTPS 분석에서 발사 비용은 전체의 70 % 이상이었고, 산정한 SBSP LCOE는 kWh당 $0.61~$1.59로 지상 재생에너지보다 12~80배 높았다. SEI 전망과의 수십 배 간극은 발사비·체인 효율·수명 가정의 차이에서 온다.

지상 시험과 우주 환경의 괴리. HARRIER의 360도 빔 조향 시연은 지름 0.5 m 규모의 지상 실험이며, 전리층 통과, 35,786 km 전파 거리, 진공 열 순환, 방사선 누적에 따른 반도체 증폭기 열화는 포함하지 않았다. 지상의 빔 형상·조향 정밀도를 궤도 성능으로 확언할 수 없다.

경계 조건(BC) 주석. (1) 체인 효율은 NASA OTPS 보고서(2024-01) 표 4의 가정값을 곱한 값이며 계통 연계·송전 손실은 제외했다. (2) 회절 계산은 균일 조사 원형 개구, 수직 입사, 거리 35,786 km, 주파수 2.45 GHz를 가정했다. 20 m 개구·1 MW 사례의 빔 중심 밀도는 원거리장(Friis) 근사이며, 1.7 km 개구는 근거리장 영향이 커 첫 영점 크기 비교에만 썼다. (3) 방열 계산은 방열판 온도 350 K, 방사율 0.85, 태양·지구 입사열 0, 폐열이 모두 DC-RF 단계에서 발생한다고 가정했다. (4) 연간 식 시간은 시즌당 45일, 평균 식 48분(최대 72분의 3분의 2)을 가정했다. (5) 겨울밤 14시간은 영국 위도 가정값이다.

요약 항목내용
사건2026-08-17 영국 SEI, 정지궤도 MW급 우주태양광 시범 위성 정부 공동펀딩 촉구 백서 발표
핵심 제원5년 내 MW급 시범, 이후 GW급 확장. LCOE £30/MWh → £10/MWh(사업자 전망). HARRIER 0.5 m 실증기 360도 빔 조향 시연(2024-04)
핵심 통찰밤을 없애는 35,786 km가 곧 빔을 퍼뜨리는 거리다 — 우주태양광은 밤을 72분으로 압축해 자정으로 옮기지만, 그 대가를 회절 개구와 궤도 폐열로 치른다
숨은 제약최대 손실은 궤도 DC-RF 변환(30 %)이며 진공에서 복사로만 버려야 한다. 축소 개구 시범기는 지상 수전 실증이 어렵다
확인 필요시범 위성 개구·주파수·전력, CASSIOPeiA 체인 효율, HARRIER 시험 주파수·전력·거리, LCOE 산정 전제, 식 구간 구조 온도 강하

정리하면, 우주태양광은 밤을 저장이 아닌 위치로 줄이는 기술이지만, 위치를 바꾸는 순간 변환 단계·회절·진공 방열이라는 세 가지 새 항목이 전력 예산에 들어온다.

고지: 근거는 SatNews(2026-08-17), Harwell Campus 발표(2024-04), Via Satellite(2024-10-22), NASA OTPS SBSP 보고서·SpaceNews(2024-01), Frazer-Nash SBSP 연구(2021), NOAA NESDIS GOES 식 일정, Ember Global Electricity Review 2026(2026-04)이다. LCOE는 발표 주체의 전망이며, 가정값은 본문과 BC 주석에 명시했고 미확인 항목은 “확인 필요”로 남겼다.

1차 출처: Harwell Campus, Space Solar Demonstrates World's First 360° Wireless Power Transmission, 2024-04-23 · NASA OTPS, Space Based Solar Power (NTRS 20230018600), 2024-01 · Frazer-Nash Consultancy, Space Based Solar Power: De-risking the pathway to Net Zero (Executive Summary), 2021 · NOAA NESDIS, GOES Eclipse Schedule

참고 자료: SatNews, Space Energy Initiative Calls for UK Co-Funding of Orbital Solar Power Demonstrator, 2026-08-17 · Space.com, Space-based solar power may be one step closer to reality, 2024 · Via Satellite, Space Solar Signs Agreement to Bring Energy to Iceland, 2024-10-22 · SpaceNews, NASA report offers pessimistic take on space-based solar power, 20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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